민주노동당 '잊혀진 정당' 되나
대선때 빅3 '반짝 대접'… 선거 끝나자 관심 '뚝'
지난 대선기간 합동토론에서 한때 ‘빅3’로 대접받던 민주노동당이 다시 ‘잊혀진 정당’이 되고 있다. 대선 이후 신문지면에서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서도 인수위 관련 사안, 민주당 한나라당의 내부 개혁논란이 주요 기사로 떠오르면서 민주노동당은 또다시 언론의 관심 밖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카인즈(KINDS)를 통해 투표 전날까지 서울지역 10개 일간지의 지난해 12월치 기사를 검색하면, 민주노동당이 거론된 기사는 711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37건이 넘는 수치다. 그러나 대선 직후인 12월 23일자부터 말일까지 검색결과는 이전 기간 하루 평균치를 밑도는 34건으로 급감했다. 매일 5건 남짓한 기사가 나온 셈이다.
그나마 기사 중 민주노동당 관련 내용이 부분적으로 삽입되는 수준이었으며 민주노동당을 별도로 다룬 경우는 한겨레 정도였다. 한겨레는 ‘민노당, 정당지지 반영땐 도약 가능성’이나 ‘2002 유권자 혁명-노무현 당선자 사회문화적 진단’ 시리즈 마지막회 ‘진보정당, 유권자 곁에 바싹’ 등의 기사에서 대선을 통해 본 민주노동당의 성과와 의미를 조명했다.
이같은 양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보도건수는 57건으로, 하루 평균 3건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10배 이상 줄어든 수치다. 올 들어 민주노동당 관련기사는 경향신문 대한매일 문화일보 한겨레 등이 보도했다. 기사는 지난 2일 권영길 대표가 시무식을 대신한 기자회견에서 남·북·미 3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비핵·평화회담 개최를 주장한 것과 지난 9일 부유세법 신설,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등을 밝힌 새해 기자회견 등이었다. 한겨레는 2일 기자회견에 대해 유일하게 관련기사 ‘민노당 ‘만만찮은 야당’ 채비/북핵해결 적극참여 뜻’을 실었다.
정권 교체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언론의 이같은 보도태도는 말 그대로 ‘반짝 관심’을 반증하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 이재영 정책국장은 “최근 노무현 당선자가 밝힌 중대선거구제와 관련 이미 우리 당은 정당명부제부터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과 정책을 밝혔고 국회에서 토론회도 가졌다”며 “한나라당 민주당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지만 민주노동당 입장은 언론에 반영이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민주노동당은 지난 9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정리한 자료집을 발표했지만 언론에서는 제대로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 국장은 “두산중공업 노동자 분신 사건 역시 당 차원에서 공동조사단을 파견하고 권 대표가 대책위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나 거의 보도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정책과 사회현안 등 당 활동에 대한 언론의 지속적인 조명이 아쉽다”고 밝혔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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