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간부 중 여성 기자 비율 정체돼 있다

한국여성기자협회 '2022 여성 기자 보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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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중간 간부는 서서히 늘어나고 있지만 고위 간부 중 여성의 비율은 ‘유리천장’에 부딪힌 것처럼 정체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최근 발간한 <저널 W> 2022년 호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조사 대상 32개 언론사에서 여성 보직 부장의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한 반면 임원이나 논설/해설위원의 비율은 거의 제자리였다. 여성기자협회는 “2003년 협회 조사에서 논설/해설위원 비율은 9.1%였고, 2019년 조사 때 처음으로 10%를 넘겼지만 올해도 10%대 초반”이라며 “임원 비율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5%대”라고 지적했다.

2022년 10월 기준 여성 기자 보직 현황.

세부적으로 보면 편집인,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등 임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올해 5.92%로, 152명 가운데 9명뿐이었다. 그나마 138명 중 7명(5.07%)이었던 지난해보다 조금 증가했지만, 서울신문과 파이낸셜뉴스의 경우 여성 임원이 2명씩이라 실제 여성 임원이 있는 언론사는 7개사에 불과했다. 논설/해설위원 중 여성 비율도 올해 12.27%로 지난해보다 0.83%p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직 있는 국장, 실장, 본부장은 지난해(11.11%)에 비해 소폭 증가, 여성 비율이 14.09%였다. 다만 취재와 보도를 총괄하는 편집국장이나 보도국장 중 여성을 찾기는 더 어려워져, 10월 기준 연합뉴스 편집국장과 채널A 보도본부장을 제외하곤 종합일간지 여성 편집국장은 전무했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올해도 여성 편집국장을 배출하지 못한 언론사로 남게 됐다.

부국장급 에디터와 부본부장, 부국장의 여성 평균 비율은 12.72%로 도리어 지난해(15.50%)보다 약 3%p 떨어졌다. 여성기자협회는 “조사 대상 언론사 부국장급 간부는 44명이나 늘었지만 여성은 단 2명만 늘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임원, 국장, 부국장 이상 직급이 큰 폭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그 자리는 남성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밝혔다.

한편 여성 부서장급과 특파원의 비율은 올해 소폭 증가했다. 부장, 팀장, 에디터 등 부서장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9.25%로 지난해(16.11%)보다 늘어났고, 여성 특파원도 26.58%로 지난해(21.85%)에 비해 약 5%p 증가했다. 여성 부서장 비율이 가장 높은 언론사는 코리아타임스로 9명 중 7명(77.78%)이 여성이었고, 그 뒤를 서울신문(52.94%), 이데일리(42.86%) 등이 이었다. 특파원의 경우 아시아경제가 특파원 2명 모두 여성이었고, 한국일보는 6명 중 3명, 한겨레신문은 4명 중 2명이 여성이었다.

여성기자협회는 “전체적으로 보면 중간 간부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고위 간부 비중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의 언론인 2021’ 조사에서 전체 설문 응답자 중 여성은 31.97%로, 성별 지역별 매체별 가중치에 따른 표본이라고 본다면 전체 언론인 중 약 30%가 여성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협회 조사 항목 중 이 평균 비율을 상회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한국 언론사에서 여성들이 가야 할 길은 멀고, 뚫어야 할 천장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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