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 온라인 추모소에 남겨진 편지들…

추모편지 30개, 헌화 1만2000여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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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누구도 당신처럼 나에게 무조건적인 무한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내 엄마밖에 없음을 못난 딸은 이제야 가슴으로 알게 되어 비통함이 사무칩니다.”

“너가 미치도록 보고 싶을 때 엄마는 어릴 적 너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혼자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단다.”

한겨레 온라인 추모소 '애도' 웹사이트 갈무리.

한겨레신문의 온라인 코로나19 추모소 ‘애도’에 남겨진 추모편지 내용 중 일부다.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고인의 유가족과 지인이 남긴 절절한 편지들이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온라인 추모소엔 14일 오전 9시 기준 추모편지 30개가 올라와 있고, 1만2311명이 헌화했다. 독자들은 이곳을 방문해 방명록을 남기고 헌화도 할 수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16일부터 창간 34주년 기획 ‘코로나로 빼앗긴 삶’을 연재하고 있다. 온라인 추모소는 이 기획의 일환으로, 독자들이 직접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한겨레는 ‘빼앗긴 삶’ 기획에 대해 “기획을 통해 늦었지만 코로나 희생을 드러내고 ‘사회적 장례’를 시작하려 한다”며 “작별인사도 못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수많은 가족, 친구의 슬픔을 나누고 그들을 애달프게 지켜본 의료진, 돌봄노동자 등의 이야기를 담겠다”고 밝혔다. 13일자 한겨레는 5회 ‘방역 상황실 갇혀 610일 사투…어느 방역 공무원의 죽음’ 보도에서 코로나19 상황실에서 근무하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천민우 주무관의 삶과 죽음을 조명했다.

지난 7일 한겨레 지면.

지난 7일 한겨레는 2개 면을 털어 온라인 추모소 편지글 일부를 실었다. 당초 지면에 옮길 계획은 없었지만, 안타까운 사연과 가슴을 울리는 편지 내용을 보며 지면화를 결정했다. 온라인 추모소는 오는 27일까지 열 예정이다. 이때까지 추모편지를 받는다.

이주현 한겨레 이슈부문장은 “추모편지를 남긴 독자들 중 처음에 글을 쓰기까지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걸로 고인을 보내드린 하나의 절차를 밟은 것 같다며 고맙다고 얘기해 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자기의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 신문사가 어떤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참여가 막 쏠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반응을 주신 분들의 글의 퀄리티는 굉장히 높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들이 중요한 의미들을 간직하고 어떤 희생,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됐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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