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균형 능사 아니다
방송뉴스, 양적 중립 급급…깊이있는 정보 미흡 지적
기계적 균형, 흥미 위주의 아이템, 정책검증 부실….
이번 대선 보도에서 형식적 균형에 치중한 방송뉴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각 정치권의 폭로전이나 정책적 이슈를 양적 균형을 맞춰 전달하는 기계적 중립은 편파시비에서는 벗어날 수 있어도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고 깊이있는 정보와 분석을 제공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뉴스가 형식적 공정성에 치중하면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을 감시·비판하거나 주요 선거 이슈를 의제화하는데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폭로공방 보도에서 면밀한 검증보다 양측 주장을 단순 인용하는데 그치면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선미디어국민연대는 “양적인 중립과 균형을 맞추다보니 정치권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거나 양측의 공방 양상만 보도하는 등 소극적인 보도가 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선거가 본격화하면서 각 정당의 TV광고, 포스터와 로고송, 연예인 선거운동, 후보자 경호, 건강관리 등 볼거리 위주의 흥미성 보도가 급증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흥미성 아이템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보도된 아이템이 각 사마다 별다른 차별성 없이 중복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데만 급급했다는 평가다. 유권자들의 흥미를 돋구는 보도보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는 보도가 필요하지만 정책 관련 보도는 단순 나열식 비교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 방송사 기자들은 기계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방송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방송의 영향력과 정치권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KBS 보도국 한 기자는 “기계식 균형을 유지하면 ‘더 잘해야 한다’는 지적은 받지만 편파 시비에서는 자유롭다”며 “방송이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되지 않는 이상 소신있는 발언을 기대할 수 없고 기계적 균형에 급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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