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이 나면 노동자와 나눈다" 공언한 언론사들

채널A·MBC 등 '성과공유' 경영방침 밝혀…CBS는 성과연동형 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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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이익을 노동자와 공유하는 ‘성과공유’ 경영 방침이 올해 언론사들에서 잇따라 나타나거나 논의 대상이 되며 주목 받고 있다. 연말 경영진 판단에 따라 노동자에게 일정 상여가 주어지는 일은 있었지만 어떤 기조로서 공언되거나 노사 간 협약의 형태로 실현되는 일은 언론계에서 드물었기 때문이다.

채널A는 이달 초 개국 10주년 행사에서 이익이 발생한 해에는 ‘전사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일 기념사에서 “올해는 개국 이래 처음으로 규모 있는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말에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다. 앞으로 이익이 발생하는 해에는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경력과 직무특성을 갖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적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폭넓게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같은 성과 보상 원칙과 방향은 동아일보에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사내에 공지된 ‘보상체계 강화 및 지원제도 개편 방안’에 따르면 성과급 규모는 영업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당기순이익 등 그 해의 경영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규모가 정해지면 모든 사원에게 똑같이 지급하되 우수성과자와 직책자에겐 기본 성과급에 추가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전사성과급 외 ‘특별성과급’도 도입해 재무적 기여, 콘텐츠 영향력 확대·대외수상에 따른 브랜드가치 제고 등 성과를 낸 개인 또는 조직에 지급한다.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었던 젊은 직원들과 일부 직군에 대한 기본연봉을 올리는 한편 회사의 이익을 종사자와 공유하는 방향을 공언한 변화다.

아울러 채널A는 공지에서 “1단계 시행에서 제외된 직원들에 대한 보상 및 처우 개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무수당, 직책수당 등 각종 수당과 취재비, 통신비 등 지원비 조정 및 개편을 검토하고 2단계 개선방안을 내년 4월 연봉 조정 및 계약 시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 내년 중 사내대출제도 도입을 위한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 등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MBC 노사는 올해 임협에서 회사가 직원들과 경영성과를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제도화했다.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250억원 이상일 경우 해당 이익의 20%를 직원들과 나누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는 “이 같은 제도를 매년 상시 가동하는 안에 합의했다”고 30일자 노보에서 밝혔다.

MBC 상암 사옥 전경

노보에서 MBC본부는 “통상성과급은 일회적 성격으로 경영진의 호혜적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난 2007년과 2011년에 있었던 성과공유 제도는 노사합의에 따라 영업이익 기준을 설정하긴 했으나 한시적인 성격의 제도였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이익공유제’는 분명하게 명시된 기준에 따라 회사가 회사의 이익 일부를 구성원들과 반드시 공유하도록 ‘상설 제도화’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적시했다. MBC본부는 “최근 3년 간 회사의 비상경영으로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했던 크나큰 희생에 대해 적정 수준의 보상을 요구한 결과이며, 회사의 경영성과는 경영진만이 아닌 임직원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한 것이라는 노사의 공통된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첨언했다.

이 같은 연말 성과급 지급 대상은 일반직과 전문직, 촉탁직은 물론 휴직자도 포함한다. MBC본부는 “연말 성과급의 지급 대상은 통상적으로 ‘지급 기준일 현재 근무 중’인 직원에 한정된다. 올해는 MBC가 10여년 만의 최대 경영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PS(Profit Sharing·이익공유) 규모 역시 과거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누구 하나 억울한 사람 없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익이 공유될 수 있도록 올해에 한해 휴직자들과 2021년 실제 근무기간을 일할 계산하여 PS를 받을 수 있도록 노사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했다.

CBS 노사도 지난 30일 단체협약과 임금협정 합의서를 체결하며 성과연동형 상여금 지급 기준을 조정했다. 우선 협상을 통해 2010년 상여금 950% 인상 후 12년 만에 상여금을 1000%로 인상(기본급 2.3% 인상과 동일, 단 퇴직금 반영은 1년 유예)했고, 모든 직원에게 직급되는 일시타결금을 역대 최대금액인 300만원(유급 휴직자까지 대상, 무급 휴직자·올해 입사자는 월 25만원씩 계산)으로 정했다.

아울러 성과연동형 상여금 지급 기준도 조정됐다. 기존 지급 기준의 경우 영업이익 15억원 이상일 때 상여 50%, 25억원 이상이면 100%였는데 이를 영업이익이 흑자이면 3분의1(33.33%)을 이익분배 방식과 함께 인센티브를 혼합해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급 비율과 평가방식은 추후 합의한다. 언론노조 CBS지부는 “영업이익이 15억원 미만의 경우에도 받을 수 있고, 영업이익이 크게 날 경우 더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보다 영업이익에서 상여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면서 “앞으로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에 있어 노사 간 향후 치열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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