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후원제 5개월 만에 2000명… "독자분석 시스템 필요성 절감"

후원자에 효용감 줄 개편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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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국내 종합일간지 중 최초로 후원제를 도입하고 만 5개월이 지났다. 오프라인 매체 광고란 전통적인 신문사 수익모델을 ‘디지털’, ‘독자 기반’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시도는 그간 어떤 성과와 과제를 남겼을까.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5월17일 후원제를 도입한 이후 최근까지 정기·일시·주식후원자 2000여명이 모였다. 월 1만원 비중이 가장 높은 정기후원이 60% 가량이다. 박정웅 한겨레 후원미디어전략부장은 지난 15일 본보와 통화에서 “목표엔 못 미쳤지만 곧장 기존 비즈니스모델을 대체할 거라 생각지 않았고 회사와 구성원 인식 변화, 기술·시스템 변화를 위한 동력, 독자와 소통을 넓히는 모티베이션으로 도모했던 만큼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뭔지 확인하는 소통 경험과 더불어 독자분석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직 내 확대된 측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연수팀의 ‘온라인 뉴스 독자분석’ 강의에서 한겨레의 여러 시행착오 경험을 설명한 박 부장은 여타 확인한 지점도 공개했다. 출범 첫 달을 평가한 보고서엔 ‘후원형태 중 정기후원 비중이 압도적’이고, ‘주식을 통한 새 후원자와 기존 후원자 연령이 유사’하며, ‘매체에 대한 기대, 응원이 주된 후원 이유’란 분석이 담겼다. ‘사이트 방문 후 후원 페이지까지 접근하는 핵심층이 45세 이상 남성’이란 사실도 파악했다. ‘모바일/PC웹 모두 메인페이지보다 기사페이지 배너에서 후원페이지로 유입되는 양이 월등히 많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13일 '온라인 뉴스 독자분석'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은 후원제를 도입하며 독자분석 시스템 구축과 부서 간 협업 등 측면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한겨레의 경험을 발표 중인 박정웅 한겨레 후원미디어전략부장의 모습 캡처.


다만 성과는 독자분석 시스템 구축 필요성 절감 등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 원아이디 체제 구축, 사이트 개편 등 유례 없는 전환 작업이 동시 추진되며 한겨레는 후원제 시작에 맞춰 원하던 수준의 독자분석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여전히 ‘구글 애널리틱스’로 알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전부다. 후원 추이와 현황, 후원페이지 유입기사, 후원자가 많이 읽은 기사 등 정보를 담은 대시보드를 사장실·뉴스룸에 배치하려던 계획도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박 부장은 강의에서 “후원제를 준비하며 이 정도 데이터 분석 수준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물리적 한계가 컸다. 후원 관련 데이터를 분리하지 못한 채 서버에 쌓이며 후원이 가장 많았던 초기 2주 흐름을 볼 수 없었던 게 아쉬운 지점”이라며 “‘뉴스 독자 세분화를 위한 데이터 분석과 뉴스룸 활용 서비스 개발’ 사업으로 언론재단 지원대상에 선정돼 현재 대시보드 등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콘텐츠 개편 등 후원자에게 효용감을 주기 위한 과제도 시급하다. 코로나19로 후원자와 기자가 만나는 이벤트가 제한되며 한겨레 후원자는 탐사보도집(모든 후원자), 겨리노트(정기후원자) 등만을 리워드로 받았다. 확대에 긍정 요인이긴 어려웠다. 근본적으론 출범에 맞춰 콘텐츠 개편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었다. 기존 매체 브랜드에 대한 지지를 넘어 새 독자를 유입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간 주요 독자층과 신규 디지털 후원자 간 크게 다르지 않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이를 방증한다. 후원제 실무를 총괄한 미디어전략실장이 최근 편집국장으로 임명된 만큼 주요한 변화를 점쳐볼 수 있다.


박 부장은 후원제 성공사례라 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세세한 오디언스 분석, 브랜디드 콘텐츠 연계 등을 언급, “세계에서 가장 고퀄 저널리즘을 선보이는 가디언은 후원자 프렌들리한 기사를 쓰고, 콘텐츠와 관련해 비즈니스를 얘기한다고 꼭 저널리즘이 위협받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후원자만을 위한 콘텐츠, 후원자 성향에 맞는 콘텐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획 수준이지만 사이트를 방문한 후원자에겐 광고가 안 보이게 하는 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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