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마지막 국감… "지난 3년 반, KBS가 나아갈 기반 마련"

[사장 물러나라는 공세는 안 나와]
야당 "KBS, 편파적이고 불공정"
EBS에 대한 수신료 배분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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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이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KBS와 EBS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양승동 KBS 사장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KBS와 EBS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오는 12월로 임기를 마치는 양승동 사장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참석한 국감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신뢰도 회복, 공영미디어로의 진화,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으로의 변화 등을 3대 중점 과제로 추진해왔다”고 밝히며 “부족한 게 많았지만 새로운 KBS, 미래의 공영방송을 만들어보자는 사원들의 강한 열망과 의지 덕택에 앞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하지 않았나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연임 도전을 왜 포기했냐는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새로운 에너지를 갖고 KBS가 다시 한번 출발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장 임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아서였을까. 국감장의 긴장감은 예년보다 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KBS의 4·7 재보궐선거 보도, 보수단체와 민주노총 집회 보도 등을 거론하며 KBS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고 비판했지만, 예전처럼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세를 퍼붓진 못했다. 국감 단골 주제인 공정성 시비 못지않게 많이 언급된 건 수신료 문제였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EBS는 수신료 70원을 받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교육, ‘위대한 수업’ 등으로 공영방송의 가치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KBS는 도대체 뭘 했느냐”고 질타했다. 허은아 의원은 지난 6월 KBS 이사회를 통과한 수신료 인상안에서 KBS가 제시한 경영 자구책을 두고 “허위 자구책으로 눈속임을 하려 한다”고 꼬집으며 “(수신료 인상을 시도할 때마다) 늘 똑같은 자구책을 내고 지키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KBS 부사장 출신인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프로그램의 상업적 경쟁 중단 △2TV 상업광고 단계적 폐지 △지역총국 제작 기지화 통한 네트워크 기능 강화 등이 전제돼야만 수신료 인상 설득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EBS에 대한 수신료 배분율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혜숙 의원은 EBS에 대한 배분율이 너무 낮다며 높일 것을 요구했고, 우상호 의원은 아예 “KBS 수신료라 하지 말고 공영방송 수신료라 부르자”고 제안하며 “공적재원 지원 대상인 공영방송이 수신료 혜택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명중 EBS 사장은 앞서 인사말을 통해 “EBS 전체 재원에서 공적 재원의 비중은 30%에 불과하다”며 재원 구조 개선에 관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EBS 역시 일부 프로그램의 유해성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어린이들과 MZ세대에 ‘똥 밟았네’란 노래를 유행시킨 애니메이션 ‘포텐독’은 불법촬영과 동물학대, 왕따 등 폭력 장면을 내보내 시청자단체 등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는데, 이에 관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 지적에 김명중 사장은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어린이들에게 유해하지 않게 노력하겠다. 기획 단계부터 유해성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세계적 석학을 한 자리에 모아 화제가 된 ‘위대한 수업’에 대해선 칭찬이 주를 이뤘으나,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영미권 백인 남성 중심이어서 인종별·국가별·성별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명중 사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1차적으로 노벨상 수상자와 세계적 석학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앞으로 대륙도 확대하고 여성 비율도 더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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