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은 이용마 기자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고 이용마 기자 2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추모식이 진행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참언론을 향한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투쟁, 남아있는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후 경기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추모식은 코로나19 방역 4단계임을 감안해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과 최성혁 MBC본부장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관련기사: <"세상 바꾸는 길에 동반자가 되어달라"...고 이용마 기자가 남긴 것들>)
앞서 MBC본부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로비에 추모공간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건물 내외 전광판 등에도 이 기자의 생전 사진과 추모 메시지가 게재됐다. 전국 16개 지역 MBC 사옥 각각에도 추모의 뜻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MBC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용마 기자는 정치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면 진실이 은폐된다며 정권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언론개혁의 핵심이라고 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며, 공영방송의 사장도 국민이 뽑아야 한다고 했다. 사장 선출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개입을 차단하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었을 때 비로소 언론이 바로 설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법 개정은 지지부진하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용마 기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대선 후보 시절,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의 수척해진 두손을 맞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확실히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던 문 대통령이었다”며 “엄혹했던 시절에도 ‘세상은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이용마 기자의 강철같은 신념과 의지를 우리는 오늘 절망 속에 다시 떠올려 본다. (중략)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투쟁, 남아 있는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MBC본부는 이날 고 이용마 기자의 가족이 후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MBC 기자회,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와 서울지부 조합원 등은 고 이용마 기자의 두 아들을 돕는 ‘현재·경재 후원기금’을 결성, 지난 2년 간 170여명의 정기 후원자들이 매달 소정의 기부금을 보내왔고, 본부에서도 연말마다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후원 관련 문의는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02-789-3883)로 하면 된다.
고 이용마 기자의 가족은 편지에서 “여러분들이 주시는 사랑도 현재와 경재가 바르게 크는 데 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한 분 한 분 이름과 함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중략) 엄마가 불안하지 않아야 애들도 힘들어하지 않는다고들 하십니다. (중략) 엄마로서, 생활인으로서 스스로 부족함이 느껴질 땐 자책도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염려하시는 걸 알기에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중략) 짧은 글을 통해서라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고 이용마 기자는 지난 2019년 8월21일 향년 5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이 기자는 2011년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으로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가 2012년 3월 해고됐다. 해직 기간 복막암 판정을 받고 투병을 하면서도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애써왔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