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50% "징벌적 손배제 동의하지 않는다"

[창립 57주년 특집]
기자협회보·마크로밀엠브레인, 기자 1000명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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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10명 중 5명은 언론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배제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1%가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볼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물리는 징벌적 손배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에 26.9%,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에 23.2%의 비율이었다. ‘보통’은 15.6%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언론의 허위·조작보도에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소관 상임위에 상정했다. 12일엔 언론단체 등의 요구를 반영해 고위공직자나 대기업 임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수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언론계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기자들은 징벌적 손배제가 도입될 경우 언론의 비판 기능이 약화되거나 소송이 잦아질 것이라 우려했다. 징벌적 손배제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3.2%는 ‘보도 위축효과로 언론의 비판 기능 약화’를 꼽았고, ‘전략적 봉쇄소송의 오남용(52.5%)’, ‘잦은 송사로 인한 업무 지장 초래(31.9%)’를 우려한 이들도 많았다.


반면 34.3%의 기자들은 징벌적 손배제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매우 동의한다’에 9.3%, ‘어느 정도 동의한다’에 25.0%의 비율이었다. 이들은 손배제에 동의하는 이유(복수응답)로 ‘허위조작정보 생산 및 유포 근절(58.6%)’, ‘언론의 사회적 책임 강화(57.1%)’, ‘왜곡보도로 인한 국민 피해 최소화(54.5%)’ 등을 꼽았다.


징벌적 손배제에 동의하는 기자들과 동의하지 않는 기자들은 특히 매체별, 부서별로 그 특성이 상이했다. 매체별로 보면 지역방송사(51.6%), 인터넷언론사(42.9%) 지상파3사(40.6%) 등에서 동의 비율이 높았고, 동의하지 않는 응답은 전국종합일간(58.8%), 종편/보도전문채널(57.1%), 통신사(55.7%) 등에서 높게 나왔다. 부서별로 봤을 땐 논설/해설(66.7%), 정치부(64.0%), 취재보도일반(56.4%) 등에서 손배제에 동의하지 않는 응답이 많았고 반면 사진부(55.3%), 영상부(48.2%), 편집/교열부(45.6%)에선 동의하는 응답이 많아 펜 기자와 그렇지 않은 기자 간 온도 차가 있음을 드러냈다.


기자들은 또 여당의 포털 뉴스 혁신안에 대해서도 언론계에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민주당이 ‘포털의 AI에 따른 뉴스배열 폐지’, ‘이용자 구독제 전환’ 등을 골자로 포털 뉴스 혁신안을 밝혔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낸 것이다. 기자들은 포털 정책변화가 언론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언론사 간 양극화 심화(57.1%)’, ‘구독 쟁탈 위한 품질 낮은 기사 양산(41.2%)’, ‘포털 입점 경쟁 심화(31.9%)’ 등 부정적 답변을 많이 골랐다. ‘국민 선택권 강화(25.7%)’, ‘뉴스 품질 개선(15.6%)’, ‘기사 배열 공정성 확보(14.9%)’ 등의 긍정적 답변은 후순위로 밀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초 한국ABC협회 부수공사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적절한 대안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36.2%가 ‘언론단체 중심의 새 지표 개발’을 꼽았다. 그 뒤를 ‘문체부가 발표한 지표 적용(25.5%)’, ‘한국ABC협회의 전면적 개혁(25.5%)’ 등이 이었고 ‘기존 질서 유지’는 3.9%에 그쳤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기자협회가 온라인조사 전문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8월2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3%(문자 발송 1만9844건, 조사 접속자 1745명, 최종 분석 투입 응답자 1000명)였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94%p이다. 응답자는 남성 76.8%, 여성 23.2% 비율이며, 세부매체별로 전국종합일간 17.0%, 지역일간 31.3%, 경제일간 14.1%, IT일간 0.8%, 스포츠일간 0.8%, 외국어일간 0.1%, 지상파 3사 6.4%, 주간·월간 1.2%, 지역방송사 3.1%, 라디오방송사 2.4%, 종편/보도전문채널 8.4%, 뉴스통신사 8.8%, 인터넷언론사 5.6%다. 직급별 분포는 국장/국장대우 9.2%, 부국장/부국장대우 9.2%, 부장/부장대우 15.1%, 차장/차장대우 20.1%, 평기자 45.6%, 기타 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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