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이달의 기자상 / 수상소감 [지역기획보도]

대구 mbc/달구벌과 빛고을, '편견의 벽'허무는 계기 됐으면..

김종현(보도제작부 기자)

지역감정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에서 지역감정을 건드리는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대구지역 시청자들이 지역감정의 원인제공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여당이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광주시민보다 대구시민들의 특정지역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하다는 지적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김태정 전 법무장관 부인의 옷 로비사건 등 정부에 대한 지역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한가롭게 지역감정을 얘기한다는 비난도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출신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그 사람의 앞날이 결정되고 출신 지역이 다르면 사회 구성원들이 모든 일에서 의견일치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의 발전을 논하는 의미가 있을까.

수상소식을 들은 지금 1999년 7월말 현재에도 한국에는 합당과 신당, 내각제 연기, 이를 둘러싼 갈등과 정쟁이 연일 신문지면 또는 방송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바닥에도 지역 이기주의, 지역감정이 일정부분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언론은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무엇을 했나. 지역 감정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 이런 화두에서 [달구벌과 빛고을]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틈틈이 대구와 광주의 역사, 문화 등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5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기존의 지역감정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프로가 아니라 보다 냉정하고 담담한 자세로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말하고자 했다. 대구에서 온 차량은 길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전설을 아직도 믿고 있던 우리 취재진 가운데 몇 사람이 광주시민들의 친절한 길 안내에 놀라 조금이나마 지역감정의 벽을 허문 것이 취재기간 동안의 기쁨이었다.



광주 현지 촬영을 하는 동안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광주의 현실을 말해주고 또 졸작을 기꺼이 방송해 준 광주문화방송 윤용선 보도국장을 비롯한 보도국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김종현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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