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조 "방통위, SBS 대주주에 강력한 재투자 요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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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재허가 심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재허가 심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SBS 노조가 오는 23일 민영방송 재허가 심사를 시작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SBS 재허가 조건으로 '강력한 재투자'를 부과해달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는 18일 서울 양천구 SBS사옥 내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가 대주주의 재투자를 강조하는 배경과 방통위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6월 SBS 최다액출자자를 SBS미디어홀딩스에서 TY홀딩스로 변경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TY홀딩스와 종사자 대표가 자회사 개편안 등을 협의해 오는 12월1일까지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방통위 승인으로 TY홀딩스가 새 지주회사로 들어서자 SBS 지배구조는 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SBS-자회사로 재편됐다. 공정거래법상 이 같은 구조에선 SBS가 자회사 12곳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지만 현재 이를 충족하는 자회사는 3곳에 불과하다. 또한 자회사 가운데 미디어렙은 법률에 따라 최대주주가 지분 40% 이상을 소유할 수 없어 법적 충돌도 발생한다. 당장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 합병 또는 SBS미디어홀딩스·SBS 합병이 거론된다.

SBS본부는 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 합병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인 태영건설이 SBS를 직접 지배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셈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이뿐 아니라 지난 2004년 'SBS 재허가 파동' 이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 만든 방송지주회사 체제(SBS미디어홀딩스)가 실제로는 'SBS 방송 수익을 태영건설로 빼돌리는 도구로 악용됐고 소유·경영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SBS본부에 따르면 SBS미디어홀딩스는 2008년 SBS의 자산을 7 대 3으로 분할해 설립됐다. 이때 대주주 태영건설이 아닌 SBS의 자본 1227억원이 투입됐다. SBS본부가 이달 18일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SBS미디어홀딩스는 지난 10년간 SBS와의 콘텐츠 거래·로열티 수익으로 3700억원을 벌어들였고, 현재 자산규모는 5000억원대에 육박한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노조는 이 같은 흐름(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 합병)이 대주주가 별다른 노력 없이 거액의 SBS 자산을 사유화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평가한다"며 "2008년 국민을 속이고 떼어간 SBS 자산, 이후 이익 터널링으로 빼돌린 자산을 방송지주회사도 아닌 태영그룹의 본진 TY홀딩스로 영구히 이전해 SBS는 사실상 자산과 기능을 원상회복할 기회와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런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선 방통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가 재투자를 통해 방송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자는 취지다.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해야 하는 TY홀딩스는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TY홀딩스 관계자는 18일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결정할지, 언제 결정할지도 미정이다"라며 "다만 (법적 충돌을) 일괄 해소할 수 있는 TY홀딩스·SBS미디어홀딩스, SBS·SBS미디어홀딩스 합병안을 두고 각 장단점을 비교하며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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