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72% "국민이 언론 신뢰 안 해"… 직업 만족도 3년 연속 하락

[기자협회·한길리서치 기자 여론조사]
해마다 커지는 직업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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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하락하고, 기자들 사기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6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11일 기자 6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자 여론조사에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은 20.1%, 보통은 33.1%였다. 기자 직업 만족도는 2018년 56.1%에서 지난해 52%, 올해 46.4%로 3년 연속 하락했다.



기자들 사기가 1~2년 사이에 저하됐다는 응답은 91%였다. 상승했다는 응답은 0.9%에 불과했다. 세부 매체별로 보면 지역일간지(94.8%), 중앙방송사(92.4%)에서 사기가 저하됐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직과 임금삭감 등을 겪고 있는 지역언론사 기자들, 전례 없는 경영위기에 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기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기 저하 원인(복수응답)에 대해선 ‘기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 하락’을 꼽은 응답 비율이 48.6%로 가장 높았다. ‘기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 하락’을 꼽은 중앙방송사 기자들의 응답 비율은 2019년 51.3%에서 올해 66.5%로 15.2%포인트 상승했다.


‘낮은 임금과 복지’를 지목한 응답 비율은 37%로 나타났는데, 특히 지역일간지(57%), 스포츠신문(56.1%), 온라인매체(46.5%)에서 높았다. 반면 지역방송사 기자들은 사기 저하 원인으로 ‘낮은 임금과 복지’를 꼽은 응답 비율이 2.8%로 지역일간지 기자들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광고협찬 등 영업활동 부담’을 응답한 비율은 17.3%였는데, 매체별로 보면 주·월간지(32.3%), 지역일간지(31.7%), 직급별로는 국장급(33.3%)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영업활동 부담’을 꼽은 중앙방송사 기자들은 1.3%에 불과했다.  


‘국민들이 언론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항목에는 72.2%가 신뢰하지 않는다(‘전혀’ 10%, ‘별로’ 62.2%)고 답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여성(76.5%), 중앙방송사(83.4%), 6~10년차(78%) 기자들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6.6%(‘매우’ 0.4%, ‘대체로’ 26.2%)였다.


‘국민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 2가지를 선택해달라’는 질문에는 ‘검증없이 받아쓰기’(47%)와 ‘언론의 정파성’(46.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이용자들의 편향적인 뉴스소비 습관’(31.3%),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31.1%), ‘권력과 유착한 보도 태도’(22.5%),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구조’(19.4%) 순이었다.


롤 모델 언론인과 종이신문 구독 여부 항목은 이번 여론조사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기자로 생활하면서 모범(롤 모델)으로 삼고 있는 언론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잘모름·무응답이 5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롤 모델을 선택한 응답 중에는 손석희(5.9%), 리영희(4.6%), 김대중(1.4%), 권석천(1.4%), 송건호(1.2%) 순이었으나 지목률은 미미했다. 기타는 30%였다. 한편 기자들의 59.6%가 집에서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매체별로 살펴보면, 지역일간지(85.3%), 중앙일간지(63.7%) 등에서 구독 비율이 높았고, 구독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지역방송사(80.8%), 중앙방송사(67.1%)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길러시치가 한국기자협회 소속 188개 언론사 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최종 114개 언론사 653명이 응답했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법과 모바일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83%포인트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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