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건비 비중 35%→30% 축소' 경영혁신안 발표

성과급제·인사제도 개편 포함…양승동 사장 "낡은 제도·온정주의 혁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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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이 1일 오전 '2020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이 1일 오전 '2020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날렵하고 탄력적인 조직 만든다”

KBS가 인건비 축소와 임금체계 및 인사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오전 월례 조회에서 ‘2020 경영혁신안’을 발표하고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해가 갈수록 사업 적자가 커지는 추세는 막을 수 없다”며 “지상파가 독점하던 시대에 설계됐던 낡은 제도, 평균주의, 온정주의”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영혁신안에는 △인건비 비중 축소 △사내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 △자회사 성장전략 마련 △수신료현실화 추진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 해소 등 5가지 핵심 과제가 담겼다.

먼저 현재 35%인 인건비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겠다고 했다. 2019 KBS 경영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BS의 총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은 36.3%로 타 방송사(MBC 21.7%, SBS 15.1%) 대비 현저히 높다. 경영평가단은 심각한 적자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선 인건비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며 호봉제 임금체계에 대한 재검토와 직무급 도입에 대한 검토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KBS는 현재 약 4700명인 인원을 2023년까지 1000명 정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중 900여 명은 88 서울올림픽 당시 대규모 채용된 인력이 퇴직하는 자연 감소분으로, 이에 더해 100명 정도는 특별명예퇴직을 통해 추가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신규채용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은 철회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전체 직무를 재설계한 뒤 인력을 다시 배치하고 신규채용 규모를 산출할 계획이다. 양 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입사원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겠다며 “조직의 활력과 건강성을 위해서 신규채용은 중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전사적인 직무 재설계 작업이 시작된다. KBS는 이를 “디지털 직무형 조직으로 전환함으로써, 급변하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KBS가 공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임금체계도 손본다. KBS는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급여·보상체계가 필수적”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하고 성과보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삼진아웃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임금체계 전환과 퇴출제도 시행은 노사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관행처럼 굳어진 일부 인사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KBS는 숙련된 시니어 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정년퇴직 1년 전부터 갖는 안식년 대신 현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고,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KBS 자회사에 대한 혁신 작업도 시작된다. 양승동 사장은 KBS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계열사 업무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유사·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필요할 경우 합병 등 구조개편도 과감히 시행할 방침이다.

양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서라도 고강도의 내부 경영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현재 40%인 수신료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KBS는 올해 하반기 중 수신료현실화 추진단을 출범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부 규제 완화에도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양 사장은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KBS가 유휴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공적 책무를 수행할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민의 수신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BS 임원진은 이번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경영진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겠다며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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