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3단체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

전문, 7가지 기본원칙, 권고 사항 등 담아

  • 페이스북
  • 트위치

한국기자협회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을 받아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하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감염병 보도준칙 선포식에서 3단체장과 제정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을 받아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하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감염병 보도준칙 선포식에서 3단체장과 제정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으로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했다. 세 단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을 받아 지난달 초부터 매주 한 차례 감염병 준칙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해왔으며, 28일 선포식에서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포식에는 민병욱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준칙제정 주최 3단체인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 이영환 과학기자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준칙 제정 위원으로 활동한 권태훈 기자(위원장·SBS), 류호천 농민신문 기자, 조동찬 SBS 기자, 박광식 KBS 기자, 민태원 국민일보 기자,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자문단인 이귀옥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 김홍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이상일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유명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등은 감사패를 받았다. 


이번에 제정된 감염병 보도준칙은 전문과 기본원칙, 권고사항, 별첨, 부칙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에는 △추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감염병을 퇴치하고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우리 언론인도 다 함께 노력한다 △감염병 관련 기사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뒤 작성하도록 하고 △과도한 보도 경쟁으로 피해자들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등 준칙 제정의 목적과 다짐을 담고 있다.

7가지 기본 원칙은 감염병을 취재·보도하는 기자들이 지켜야 할 세부 사항들을 다뤘다.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이 불확실한 신종 감염병의 보도는 현재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전달한다 △감염의 규모를 보도할 때는 지역, 기간, 단위 등을 정확히 전달하고 환자수, 의심환자수, 병원체보유자수(감염인수), 접촉자수 등을 구분해 보도한다 △감염병의 새로운 연구결과 보도 시 학술지 발행기관이나 발표한 연구자의 관점이 연구기관, 의료계, 제약 회사의 특정 이익과 관련이 있는지, 정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지 확인한다 등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시했다. 준칙은 사전 교육을 받지 않은 기자들의 감염병 취재 현장 배치 금지, 보건당국의 특별대책반에 언론인 포함 등을 권고하기도 했다.

권태훈 감염병 보도준칙 제정위원장은 "오늘 발표한 준칙은 지난해 과학기자협회가 마련한 초안을 기반으로 했다"면서 "기자협회가 만드는 보도준칙이 기자들 스스로에 대한 족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잘못된 감염병 보도는 국민에게 엄청난 혼란을 가져다준다는 데 의견이 모여 준칙 제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감염병 보도 가이드라인은 해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선진언론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자는 마음으로 제정 작업에 임했다"며 "모두가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이 정도라면 출발점으로 내세워도 되겠다는 합의가 있었다. 준칙이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기자 자정작용에 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감염병 보도 준칙 전문.

<감염병보도준칙>

■ 전문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는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한다.
추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감염병을 퇴치하고 피해 확산을 막는데 우리 언론인도 다함께 노력한다. 감염병 관련 기사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뒤 작성하도록 하고, 과도한 보도 경쟁으로 피해자들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우리 언론인은 감염병 관련 기사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점을 이해하고 다음과 같이 원칙을 세워 지켜나가고자 한다.


■ 기본 원칙

1. 감염병 보도의 기본 내용

가. 감염병 보도는 해당 병에 취약한 집단을 알려주고, 예방법 및 행동수칙을 우선적, 반복적으로 제공한다.
나. 감염병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이나 장비 등을 갖춘 의료기관, 보건소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 감염병 관련 의학적 용어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2. 신종 감염병의 보도

가.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이 불확실한 신종 감염병의 보도는 현재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전달한다.
나.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의과학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며, 추측, 과장 보도를 하지 않는다.
다. 감염병 발생 최초 보도 시 질병관리본부를 포함한 보건당국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보도하며, 정보원 명기를 원칙으로 한다.

3. 감염 가능성에 대한 보도

가. 감염 가능성은 전문가의 의견이나 연구결과 등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보도한다.
나. 감염병의 발생률, 증가율, 치명률 등 백분율(%) 보도 시 실제 수치(건, 명)를 함께 전달한다.
다. 감염의 규모를 보도할 때는 지역, 기간, 단위 등을 정확히 전달하고 환자수, 의심환자수, 병원체보유자수(감염인수), 접촉자수 등을 구분해 보도한다.

4. 감염병 연구 결과 보도

가. 감염병의 새로운 연구결과 보도 시 학술지 발행기관이나 발표한 연구자의 관점이 연구기관, 의료계, 제약 회사의 특정 이익과 관련이 있는지, 정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지 확인한다.
나. 감염병 관련 연구결과가 전체 연구중의 중간 단계인지, 최종 연구결과물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보도한다. (예: 임상시험 중인 약인지, 임상시험이 끝나고 시판 승인을 받은 약인지 구분해 보도)

5. 감염인에 대한 취재·보도

가. 불확실한 감염병의 경우, 기자를 매개로 한 전파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감염인을 직접 대면 취재하지 않는다.
나. 감염인은 취재만으로도 차별 및 낙인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염인과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한다.
다. 감염인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을 취재·보도에 활용할 경우 본인 동의없이 사용하지 않는다.

6. 의료기관 내 감염 보도


의료기관 내 감염 확산에 대한 취재·보도 시, 치료환경에 대한 불안감 및 혼란을 고려해 원인과 현장 상황에 대해 감염전문가의 자문과 확인이 필요하다.

7. 감염병 보도 시 주의해야 할 표현

가.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 과장된 표현 사용
“국내 첫 환자 발생한 메르스 ‘치사율 40%’… 중동의 공포 465명 사망!”
“"해외여행 예약 0건"…여행·호텔업계 코로나19 이어 '코리아 포비아' 악몽”

나. 기사 본문에 자극적인 수식어의 사용
“지난 2013년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트렸던 ‘살인진드기’ 공포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온 나라에 사상 최악의 전염병 대재앙을 몰고 온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의심환자가 또 발생했다.”
“'코로나19'에 박살난 지역경제..."공기업 역할해라"”

다. 오인이 우려되는 다른 감염병과의 비교
“야생진드기 에이즈보다 무섭네...물리면 사망위험 커”
“전파력 메르스 ‘1000배’…홍콩독감 유입 땐 대재앙”

■ 권고 사항

1. 감염병 발생시, 각 언론사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감염병에 대한 충분한 사전 교육을 받지 않은 기자들이 무분별하게 현장에 접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2. 감염병 발생시, 보건당국은 언론인을 포함한 특별대책반(T/F)를 구성해, 관련 정보가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해야 하고, 위험 지역 접근취재 시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기자들의 안전 및 방역에 대비해야 한다.

■ 별첨

<참고1> 감염병 정보공개 관련 법령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약칭: 감염병예방법)
제34조의 2(감염병위험 시 정보공개)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의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 확산 시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 등 국민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알아야 하는 정보를 신속히 공개하여야 한다. 다만, 공개된 사항 중 사실과 다르거나 의견이 있는 당사자는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정보공개의 범위,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본조신설 2015.7.6.]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약칭: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
① 제27조의3(감염병위기 시 정보공개 범위 및 절차 등)
감염병에 관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주의 이상의 예보 또는 경보가 발령된 후에는 법 제34조의2에 따라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 등을 정보통신망에 게재하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민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본조신설 2016. 1. 7.]


<참고2> 감염병 보도시 기본 항목
- 질병정보 (국내외 발생현황, 병원체, 감염경로, 잠복기, 증상, 진단, 치료, 환자관리, 예방수칙)
- 의심 및 확진환자 현황 (신고건수, 의심환자 건수, 확진환자 건수)
- 확진 환자 관련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접촉자 현황 등)
- 국민행동요령 및 정부의 대책, 감염병 확산방지 및 피해최소화 위한 지역사회와 국민참여 등

■ 부 칙

이 준칙은 2020년 4월 28일부터 시행하고, 이 준칙을 개정할 경우에는 제정 과정에 참여한 3개 언론 단체 및 이 준칙에 동의한 언론단체로 개정위원회를 만들어 개정한다.

2020년 4월 28일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

김달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