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회장, 희망퇴직 추진 과정서 기자들 반발하자 '너부터 잘라줄까' 협박"

노조 성명 후 희망퇴직 신청 종료... 회장, 임기 채우고 대표이사서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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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간지 경남신문 대표이사가 희망퇴직 추진 과정에서 나온 기자들의 반발 성명에 “너부터 잘라줄까”라는 해고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경남신문지부에 따르면 최광주 경남신문 대표이사 회장은 회사의 희망퇴직 실시에 반발해 ‘우리를 먼저 해고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던 10년차 이하 기자 10명 중 1명을 지난 16일 업무실로 불러 “기자 4년 하니까 그렇게 컸나?” “너부터 잘라줄까” “자르는데 이의 없지?” 등 발언을 했다. 노조는 이에 지난 19일 낸 성명에서 “회사 대표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화합하기 위한 책임이 있는 자리다. 그러나 최 회장은 상하 지휘적 관계에서 갑질을 한 것”이라며 “전 직원들의 공분을 야기한 발언에 최 회장이 책임지고 깊이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태 배경엔 이달 초 진행된 희망퇴직이 있었다. 지난해 약 11억 적자에 올초 코로나19 발생이 겹치며 경영 어려움이 있던 차 회사는 1965년 이전 출생 직원 대상 ‘10개월치 위로금 지급’을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0년차 이하 기자들은 희망퇴직에 절차상 문제가 있고 경영악화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란 요지를 담아 지난 13일 성명을 냈다. 이들은 “희망퇴직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경영진은 대상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한 것은 물론이고 명퇴 대상자들을 모아 단체 채팅방을 통한 연락까지 진행했다”며 “압박을 취한 것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춘을 바쳐 조직을 위해 헌신한 선배 기자들을 헌신짝 같이 여기는 경영진의 태도에 참담한 심정뿐”이라고 덧붙였다.


성명 후 희망퇴직 신청은 종료된 상태다. 57~59세 기자 총 4명이 퇴사의사를 밝혔다. 3년 임기를 채운 최 회장은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정민 언론노조 경남신문지부장은 “노조는 지난 20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최 회장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며 “신임 대표이사와 경영위기와 조직 내 갈등해소 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고 최 회장에 대한 사과 요구는 별 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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