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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순환휴직까지… 코로나 직격탄, 지역언론 비상경영 돌입

만성적 신문 위기에 코로나 경기침체 겹쳐... 지역 언론사 줄도산 우려
경남도민일보, 기본급 90% 받고 한 달씩 '유급 순환휴직' 노사 합의
경남일보 노사 '무급 순환휴직' 협의 중… 지자체 행사·협찬 올스톱

최승영 기자2020.03.26 11:10:20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째에 접어들면서 지역신문사의 경영 상황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순환휴직을 실시하거나 검토하는 신문사가 나오는 등 악재가 현실화한 상황이다. 그간 신문의 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겹치며 지역매체가 줄도산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경남도민일보 노사는 직원들이 기본급 90% 등을 받고 한 달씩 돌아가며 쉬는 ‘유급 순환휴직제’ 실시에 합의하고 24일 공지했다. 코로나 여파로 경영위기가 심화된 데 따른 조치다. 이시우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은 “지난주 노조 대의원대회, 23일 총회 등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총선 관련 불가피한 부서, 미동의 직원을 빼고 당장 다음달 1일부터 휴직하는 기자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매출 중 90% 가량이 광고협찬에서 오는데 연간 축제·이벤트 8개 중 2개가 코로나 때문에 이미 취소됐다. 1~2월은 원래 비수기지만 3월의 경우 중순까지 성과가 전년대비 20% 수준에 머무는 등 매우 안 좋았다. 늦더라도 행사가 재개되지 못하면 순환휴직을 가도 해법이 될지 장담 못한다. 체감상 금융위기 때보다 안 좋다”고 덧붙였다.


경남일보에선 ‘무급 순환휴직제’ 실시를 두고 노사가 협의 중이다. 부산일보도 사측이 무급 순환휴직, 연월차 수당 미지급 등을 제안했지만 “경영진의 구체적이고 책임있는 고통 분담이 전제되지 않는 한 받아줄 수 없다”는 노조의 반대로 기각됐다. 앞서 경남신문은 지난해 적자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이달 초·중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영남권 유력 매체 한 노조 관계자는 “타 지역에 비하면 신문과 광고 판매 외 부대 사업을 하기 수월한 지역이었는데 오히려 사업이 많다보니 코로나 국면에서 타격 역시 더 크게 다가온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지역 신문사는 오랜 기간 겪어온 신문의 위기에 경기 위축이 겹치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사진은 지난 18일 도매상이 밀집한 서울 동대문 시장 신발도매상가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지역 신문사는 오랜 기간 겪어온 신문의 위기에 경기 위축이 겹치며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다. 사진은 지난 18일 도매상이 밀집한 서울 동대문 시장 신발도매상가 모습. /연합뉴스


사정은 타 지역 매체라고 다르지 않다. 특히 지자체 등과 맞물려 진행하는 계절성 축제나 행사가 코로나로 잇따라 취소된 영향이 크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에선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현재 그런 이벤트는 개최가 어렵다.


호남지역 일간지 한 사측 관계자는 “3월에 집중적으로 하는 계절성 행사가 3월 전체 수입의 40% 가량을 차지하는데 다 취소됐다. 최고경영자 과정 모집 역시 예년의 80% 수준에 그쳤다. 4월 행사도 일단은 연기한 상황”이라며 “신문판매와 광고협찬, 사업수익 비중이 5대5 가량인데 필수지출항목을 통제해도 한계가 있고 경직된 분위기에 신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어렵다. 모기업 역시 사정이 안 좋아 한 달 한 달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광고협찬이 ‘올스톱’ 된 와중에 기업에서 나오는 수익도 막히며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신문의 위기를 극심히 겪어온 지역신문사들이 가장 먼저 이중고를 맞은 셈이다. 대구경북 지역 신문사 한 노조 관계자는 “2월은 예년에 비해 10~20% 수익이 줄었는데 이번 달은 훨씬 폭이 커진 걸로 안다. 일단은 ‘코로나 극복 캠페인’으로 막아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이 광고할 상황이 아니지 않나”라며 “대구 지역 자영업자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코로나로 자영업자 10곳 중 7곳이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조사된다. 지역 경제가 오래 안 좋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했다.


강원 지역 일간지 한 관계자도 “2월은 예년의 70% 수준, 3월은 50%면 선방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캠페인’ 광고라도 받아 버텼는데 이미 지역 내 모든 시군에서 다 받아버린 상태고,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신차 광고 역시 밀리면서 쉽지 않다”며 “지역 내 기업에 ‘지원금을 줘야 될 판’인데 ‘성금을 내라’고 하긴 쉽지 않다. 지자체 등에서 알음알음 받는 거 외엔 모든 예산이 막혔고, 대표 휴양시설도 모두 휴업 중이다. 사태 이후 기업이 망가지며 자칫 도미노처럼 줄줄이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경영 악화에 따라 기자들의 임금 감소 등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일이 발생할 소지도 크다. 지역 신문사 한 사측 관계자는 “사태가 석달째 접어들면 1차적으로 부장급 이상 기자 급여 조정이나 월급일 연기 등까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신문사들이 사내 유보금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고, 상당수는 자본잠식이라 담보 없인 대출도 어렵다. 정부가 신문의 공공성을 감안해 긴급 경영 안정자금이라도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어려운 시국일수록 노사 간 교감에 따른 합의와 합당한 절차가 중요해진다. 장영석 언론노조 법규국장(노무사)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선 다수가 동의하더라도 불이익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노동자에게 설명 했는지, 자유의사에 따라 동의한 건지 절차를 중시보는 게 주식회사 대교 임금피크제 관련 판결 사례처럼 요즘 법원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대식 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의장은 “코로나 사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대응을 위한 협의에 노조는 준비된 상태”라며 “특히 임금과 고용 부분은 노사 협의·합의가 필수인 만큼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 태도엔 경종을 울리려 한다. 조만간 지신노협 차원에서 결의문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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