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기자단 비판한 'MBC PD수첩' 놓고 갑론을박

기자단, 사과·정정보도 요구에... PD연합회 "온당치 못해"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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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의 지난 3일 <검찰기자단> 편에 반발해 대법원 기자단이 낸 성명서를 두고 PD연합회가 유감을 표명했다. PD연합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PD수첩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들까지 매도한 게 아니며, 검찰이 제공하는 ‘선택된 정보’에 검찰기자단이 갇혀 있는 구조적 현실을 지적했을 뿐”이라면서 “하지만 대법원 기자단 일부의 성명은 감정적이고 비생산적인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깊이 우려된다. PD수첩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 건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법원 기자단은 지난 5일 PD수첩의 <검찰기자단> 편이 “왜곡과 오류투성이”라며 즉각적인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22명의 기자들은 “PD수첩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의혹 관련 각 사별 단독보도 대부분을 한 시민단체의 통계를 근거로 검찰 피의사실 유포의 결과물로 의제했다”며 “땀내 나는 외곽취재의 결실도 최종 검찰 확인단계를 거치고 나면, 검언 간 음습한 피의사실 거래로 둔갑했다. 또 출처와 진위 여부도 의심스러운 일부 인터뷰 내용으로 전체 법조기자단을 브로커 등 범죄 집단처럼 묘사해 특정 직업군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기자단 관계자는 “법무부 직원을 대변인이라고 인터뷰한 것이나 최종 확인을 위한 검찰 취재를 검언유착이라고 칭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프로그램 취지는 공감하나 제작물의 근거나 구성이 너무 허술하고 대강 급조된 듯 보인다. 이 제작물이 어떻게 검찰기자단의 현 주소를 제대로 지적하고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단 내부에서도 PD수첩에 정정보도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 대법원을 출입하는 30개사 가운데 KBS, MBC, 경향신문, 한겨레 등 일부 언론사 기자들은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 법조팀장은 “PD수첩 보도에 잘못된 부분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100%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지적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팀 차원에서 논의했을 때도 정정보도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가 있어 이름을 뺐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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