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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열발전소 지진 유발 가능성

[제343회 이달의 기자상] 박준우 JTBC 사회2부 기자 / 취재보도2부문

박준우 JTBC 기자2019.05.16 10:29:03

박준우 JTBC 기자.

▲박준우 JTBC 기자.

‘너무 앞서 나간 것 아니냐’ 보도 직전까지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과학적 논쟁을 섣불리 공론장으로 끌어들여 자칫 불필요한 분란만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다. 확실하지 않은 추측을 앞세워 혼란을 부추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포항 지열발전소가 대규모 지진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은 충분히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취재는 논문을 쓰는 작업과 흡사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포항 내륙에서 일어난 4차례의 지진이 지열발전소 작업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가설을 세운 게 시작이었다. 데이터를 입수해 양자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높은 수압으로 지하에 물을 주입하면서 지진이 발생한 것인데 이는 지열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선행 지열발전 사업과 달리 포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점은 무엇인지 찾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포항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수압이 프랑스나 스위스 등 해외 지열발전에서 사용된 수압에 비해 4~5배 강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압의 물 주입이 더 큰 유발 지진을 불러온다는 실증 사례를 제시했고, 무리한 작업이 발전소 인근 지반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후 1년 4개월, 3월20일 정부 조사연구단은 JTBC의 보도에 대한 답을 내놨다.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은 자연 지진이 아니라 지열발전이 촉발했다는 결론이었다. JTBC의 보도 내용이 맞다는 사실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순간이었다.


혹자는 역사를 앞서간 기사라고 치켜세웠다. 지열발전이 뭔지도 몰랐던 한낱 언론인에게 예지력이 있었을 리는 없다. 지난 보도와 일련의 일들은 철부지 기자의 우매한 용기와 진실을 밝히려는 일반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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