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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 성범죄 목사’

[제341회 이달의 기자상] JTBC 사회3부 이호진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이호진 JTBC 기자2019.03.15 15:34:59

이호진 JTBC 기자.

▲이호진 JTBC 기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면, 한 아이를 학대하는 데도 한 마을이 필요하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대사입니다. ‘미국만의 일 일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취재팀은 국내 기독교 아동 성폭력에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들이 목회하고 있는지, 취재진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3주에 걸쳐 2005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국내에서 아동 청소년 성범죄로 처벌받은 목사 79명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처벌받은 승려는 17명, 신부는 1명이었습니다. 목사 성범죄를 택한 이유입니다.


이후 석 달 동안 취재팀은 전국 교회를 돌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버젓이 목회 활동을 하는 목사들을 찾아냈습니다. 국내 첫 시도였습니다.


“당신은 머릿속에서 다른 사람을 간음해본 적 없냐”, “당신들은 성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


교회를 다녔던 아동·청소년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르고 출소한 현직 목사들의 말입니다. 한 번 처벌받은 이들을 다시 취재하는 게 맞을까 했던 취재팀의 고민은 사라졌습니다. 목사 대부분은 반성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와 가족들을 비난했습니다. 자신들은 ‘돈을 노린 부모’에게, ‘교단 권력 다툼’에 당한 희생양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이들을 찾기 위해 석 달 간 전국을 돌았습니다. 서울부터 부산, 울릉도까지. 대부분 교회를 옮겼고, 행적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교회와 교단, 지인들을 찾아 수소문했습니다. 취재팀은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아동을 성추행한 목사가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고 있었고, 청소년을 감금하고 성추행한 목사가 당당하게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기독교 아동 성폭력 실태를 드러냈습니다. 취재 당시만 해도 교단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왜 우리에게 그러냐고 하던 교단의 태도는 보도 이후 바뀌었습니다.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을 비롯한 대형 교단들은 취재팀으로부터 넘겨받은 명단을 보고 해당 목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기독교대한성결교단의 경우 지방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고 예장 백석대신은 문제의 목사들을 모두 제명 처리하는 등 대부분 교단이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기독교 교인 수는 2015년 통계청 기준 967만5761명으로 국내 종교 중 가장 큰 종교입니다. 이번 보도가 특정 종교의 문제로 국한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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