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하듯 경제를 술술~ 막힌 속까지 뻥 뚫린다

핫한데 어려운 경제이슈, 독자 눈·귀에 쏙 넣어주는 방송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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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KBS '사사건건' 앵커.

▲김원장 KBS '사사건건' 앵커.

“온라인은 이렇게 해야지. 9시(뉴스)도 아니고.”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5분 넘게 ‘족집게 강의’를 마친 김원장 KBS 기자가 마이크를 빼며 쿨하게 한 마디 던진다. 현대자동차와 언론의 행태를 꼬집는 발언에 대해 제작진이 “너무 세게 말한 것 아니냐”며 걱정하자 덧붙인 말이다.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 생방송을 마치고 나오는 김원장 기자를 따라가며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제작된 KBS 디지털뉴스부의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6만2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란에는 “이해가 쏙쏙 되네요”, “이게 왜 TV를 타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봐야 하는 건가”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이처럼 어렵고 딱딱한 경제 이슈를 기자가 직접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동영상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오랜 시간 경제 분야를 취재해온 베테랑 기자들의 쉽고 친절한 눈높이 강의에 독자들 반응이 뜨겁다.


‘사사건건’ 앵커인 김원장 기자는 유튜브 채널에선 경제 강사로 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준금리 인상, 국민연금 개편안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주변 소품을 활용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때론 언론의 경제 보도에 대해 따끔하게 비평하기도 한다.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의 진행자였고 여러 권의 경제 책을 써낸 김 기자의 활약은 SNS에서 이미 유명하다. 김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경제 관련 단상은 매번 수백회 이상 공유되며 화제를 모은다. 지난해 10월 “집에 가다가 문득” 올렸다는 격차 해소에 관한 글은 무려 4800회 이상 공유됐고 댓글도 700개 넘게 달렸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며칠 뒤 KBS 디지털 기사로 전재되기도 한다. 김 기자는 “경제 이슈는 어려워서 대중에게 잘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쉽게 전달하는 게 첫 번째”라며 “가능하면 저만의, 공영방송만의 인사이트를 담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김범주 SBS '8뉴스' 주말 앵커.

▲김범주 SBS '8뉴스' 주말 앵커.

SBS의 ‘경제통’ 김범주 기자도 만만치 않다. SBS 모닝와이드에서 ‘친절한 경제’ 코너를 맡아왔고, 경제 팟캐스트 ‘이건머니’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는 김 기자는 친근한 설명과 전달력이 장점이다. 김 기자가 지난해 11월 삼바 논란을 설명한 ‘비디오머그’ 영상은 15분이 넘는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23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주말 ‘8뉴스’ 진행을 마친 김 기자가 앵커 대기실에서 후배 기자에게 과외를 해주는 형식의 영상은 “아이템 킬”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뜨거워 제작진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유튜브에는 “앵커라 말하는 솜씨뿐만 아니라 요약 능력도 탁월하시네요”, “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인데 교수님이 이런 영상 좀 틀어줬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1200건 넘게 올라왔다.


자신감을 얻은 비디오머그는 지난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해주는 5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다. 또 다른 ‘경제 에이스’ 박민하 기자가 출연한 이 영상 역시 1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SBS 비디오머그의 이성훈 기자는 “요즘 크리에이터들도 본인이 앞에 나와 설명하는 콘텐츠를 많이 하는데 기자들이 못할 게 뭐냐고 생각했다”면서 “다행히 독자들 반응이 좋은 만큼 뉴미디어 공간에서 다양한 혁신과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특정 분야 취재를 오래 한 전문성 있는 기자를 통해 어려운 이슈를 재미있게 풀어볼 생각”이라며 “우리에게는 보도국 기자 한명 한명이 취재원이자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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