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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 OTT 몰리자 지상파가 움직였다

지상파·SKT 상반기 OTT 합병
국내 넷플릭스 영향 계속 커지자
양자 이해관계 통하며 급물살

강아영 기자2019.01.09 00:57:10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계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합병을 추진한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지난 3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통합 OTT 서비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상반기 내 ‘푹(POOQ)’과 ‘옥수수’를 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전승훈 MBC 플랫폼기획부 차장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돼 두 달 반가량 협상을 이어왔다”며 “상반기 안으로 관련 정부기관들에 합병 승인을 받고 기존 가입자 이동 문제 등을 해결해 본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엔 최근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하고, 지상파도 인터넷TV(IPTV)를 통한 넷플릭스 침투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두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 관점에선 보다 근본적으로 콘텐츠 경쟁력 하락과 광고 감소, OTT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시청자의 시청행태 등이 합병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TV의 광고비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2019년까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추정돼 종합편성채널 등 케이블 PP 채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걸 드러냈다.


시청자들이 TV에서 OTT로 몰리는 흐름도 분명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OTT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주 5일 이상 OTT를 이용하는 비율은 30.8%로 전년 대비 6.7%p 증가했고, 특히 OTT 이용자들의 TV 시청 시간이 비이용자들보다 다소 짧아지는 현상을 보여 OTT와 TV 시청시간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실장은 “전체적인 TV 시청 시간이 아주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 이용시간이 줄어든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넷플릭스가 활성화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유료방송 플랫폼에서도 좋은 콘텐츠가 나오면서 지상파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푹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시도가 이번 합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상파 내부에선 OTT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출범하면 글로벌 OTT와 경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침투에 성공한 나라들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방송콘텐츠를 고가에 보는 나라들인데, 한국은 그에 비해 저가 구조라 큰 파급력이 없다는 것이다. KBS 방송문화연구소의 강영희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플랫폼이 훌륭해도 콘텐츠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여전히 국내에선 지상파의 콘텐츠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경쟁 사업자의 입장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며 “넷플릭스 역시 최근 디즈니가 콘텐츠를 뺀다고 이야기하는 등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으로선 맞서 싸우는 게 나을지, 상생하는 게 나을지 가늠하기 어려운데 어느 시점에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개별 프로그램이 계약을 맺건 전체가 들어가건 정책 수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남긴 과제도 많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서비스를 합치는 수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푹의 경우 UI가 직관적이지 않고 화질도 떨어지는 데다 종종 업데이트 때문에 서비스가 멈추기도 한다”며 “넷플릭스가 그런 적이 있나. 이용자의 시청 경험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새로 나올 서비스가 이 지점에 어떻게 접근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유일성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관심 대상이다. 노창희 실장은 “단순히 지상파에서 방송했던 콘텐츠를 가져다 놓는 수준으론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지상파의 제작 노하우, SK의 자본이 뭉쳐 그 플랫폼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어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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