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뉴스와 뭔가 다른… '듣는 뉴스'가 들려온다

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SBS, 오디오로 '뉴스룸·스브스'
신문사는 중앙일보 가장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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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이 유튜브로 통하는 ‘비디오 퍼스트’ 시대에도 오디오 시장은 쑥쑥 자라고 있다.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은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며, 팟캐스트 이용자도 꾸준히 늘어 미국에서만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월 기준 7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 아프리카TV 등은 ‘역으로’ 오디오 방송 진출을 꾀하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제작과 배포가 상대적으로 쉽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급성장에는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AI 스피커의 보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AI 스피커가 출시되고 음성인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AI를 접목한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되고, 오디오 콘텐츠의 수요도 그만큼 많아졌다.


그렇다면 우리 언론은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에 따르면 한국은 온라인 동영상 뉴스 이용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팟캐스트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듣는 이용자가 58%로 조사 대상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진 만큼 다양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 이미지·동영상 기반 뉴미디어 콘텐츠를 성공시킨 SBS가 오디오 중심 콘텐츠를 꾸준히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SBS는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골룸)을 통해 ‘귀로 듣는 스브스’, ‘오디오 취재파일’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미 보도된 뉴스 영상을 단순히 ‘소리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과 효과음 등을 적절히 입혀 아나운서의 더빙으로 듣기 편하게 만들어 기존의 라디오 뉴스와도 차별화를 했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는 카카오미니와 손잡고 매일 아침 주요 뉴스와 생활정보를 요약한 ‘모닝브리핑’을 서비스하기도 했다. KBS도 지난 8월부터 팟캐스트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시작하면서 뒤늦게 오디오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신문사 중에는 최근 중앙일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중앙은 지난 4월 NHN엔터테인먼트와 뉴미디어 콘텐트 공동제작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팟티’ 등을 통해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있다. 10월 현재 ‘오늘도 사러 갑니다’, ‘백성호의 리궁수다’, ‘윤석만의 인간혁명’ 등 3개의 방송이 82개의 에피소드를 방송했다. 경향신문도 시사(이대근의 단언컨대), 문화(연예가 하이스쿨), 도서(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등 다양한 장르의 팟캐스트 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대다수 신문사는 동영상 전략만으로도 버거워 오디오 콘텐츠에 힘을 쏟기 어려운 형편이다.


텍스트 기사에 대한 음성서비스 제공 역시 대다수 신문사에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홈페이지에서 기사 본문듣기가 가능하지만 기계음이 듣기 불편한 수준이고, 그마저도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등에선 제공되지 않는다. 반면 네이버에서는 모든 국문·영문기사에 대해 본문듣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5월 시각장애인 등을 위해 기사를 읽어주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 서비스 ‘노보(NOVO)’를 선보였다.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음성서비스 시장이 커지면 아나운서 등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한 방송사를 신문사들이 더 따라잡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커지는 음성검색 시장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영현 SBS 뉴미디어뉴스부장은 “옛날엔 보고 들을 수 있는 게 TV와 라디오뿐이었는데, 이제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는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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