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명품백’ ‘선글라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소개한 TV조선에 대해 ‘권고’ 제재를 내렸다.
방심위는 30일 방송소위 회의를 열고 TV조선에 대해 양성평등 위반 등을 이유로 행정제재를 결정했다. 2명의 방심위원은 ‘주의’라는 법정제재 의견을 냈으나 3명의 ‘권고’라는 다수 의견에 따라 이같이 결론이 났다.
▲TV조선 <뉴스특보>가 지난 6월 10일 방송한 장면.
TV조선 <뉴스특보>는 지난 6월10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방문한 현 단장에 대해 앵커가 “현송월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 와서는 명품백을 들지라도 평양에서 김여정이 환송을 나오면 북한 브랜드 가방을 들고 있다가 열차에서 명품 브랜드로 바꿔드는 여자”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앵커는 이외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저렇게 역사적인 자리에 등장을 했다? 뭔가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철저하게 계산된, 정상국가의 형태를 연출하기 위한 그런 계산이라고 볼 수 있나”라고 물었고, 이에 한 패널은 싱가포르가 남쪽에 위치한 나라이며 덥고 햇볕이 센 나라라는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윤정주 방심위원은 “명품 안 들고 다니면 정상국가 아닌 건가”라며 되물으며 “남성의 넥타이나 시계로 그 사람의 위상이나 위치를 얘기하는 기사는 없다. 여성의 공적인 게 아닌 사적인 것을 통해서 깎아내리는 일, 지속적으로 여성의 외모에 대한 얘기를 함부로 지적하면서 전부인양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 위원은 “명품백인지 아닌지 관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방송해서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고, 박상수 위원도 “외모로 얘기할 게 아니라 북미회담이 어떤 의미이고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다뤄야 방송으로서 가치가 있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허미숙 위원장은 “비난과 비판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조롱과 비난이 많아지고 있는 건 품질의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의견진술을 위해 방심위 회의에 참석한 TV조선 관계자는 “당시 대본이 거의 없이 진행됐다. 주어진 정보가 없다보니 지금까지의 모습을 종합해서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북미회담 외교 문제가 갑자기 등장한 상황에서 메시지나 과거 발언이 없는 인물이라,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를 설명하다가 여성의 외모 얘기가 아닌 현송월의 코드를 가진 외교, 패션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전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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