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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영상 콘텐츠, 구독자는 느는데 투자는 왜 인색할까

기성매체 영상브랜드 현주소

김달아 기자2018.08.17 13:55:44

‘뉴미디어’는 더 이상 새로운 미디어가 아니다. PC 웹사이트뿐 아니라 모바일 SNS가 주요 뉴스 소비 채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국내 전통 매체들은 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SNS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SBS가 페이스북 페이지로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를 선보인 것도 그해 초였다.


영상 콘텐츠를 내세운 두 브랜드는 뉴미디어 전략의 성공 사례로 떠올랐다. 비슷한 시기 한국일보가 ‘플레이한국’(현 프란)을 내놨고, 이후 CBS ‘씨리얼’, JTBC ‘소셜스토리’, 헤럴드경제 ‘인스파이어’, 국민일보 ‘취재대행소 왱’, 최근 MBC ‘14F’ 등 디지털 영상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했다.



◇SNS 영상브랜드·구독자 세분화 전략
SNS 영상 시장에 일찌감치 나선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씨리얼 등은 가파른 성장세로 탄탄한 구독자층을 확보했다. 이들이 보여준 새로운 방식은 업계의 이목을 끌었고 ‘언론사의 뉴미디어 전략=영상’이라는 주장에 확신을 줬다. 뒤따른 브랜드들은 페이스북 구독자 수 등 단편적인 지표에선 선발그룹에 밀리지만, 차별화한 콘셉트와 참신한 영상 문법을 시도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구독자가 의뢰한 취재를 대신해주고 그 결과를 콘텐츠로 구현하는 왱(국민일보), 영감을 주는 인물·장소·지식을 3~5분짜리 숏다큐 형식으로 다루는 인스파이어(헤럴드경제) 등이다.


밀레니얼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 전체를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했던 초기와 달리 브랜드마다 타깃을 연령, 성별, 관심사 등으로 세분화됐다. SBS의 경우 스브스뉴스는 20대 여성, 비디오머그는 30대 남성이 중심 구독자다. 구독자 분석을 통해 그들이 원하고 관심 있어 할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일보도 이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강희경 한국일보 영상팀장은 “취향 등 여러 요건에 따라 구독자의 관심 주제가 갈린다”며 “타깃별로 영상 채널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시청자와의 접점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가 지난달 론칭한 디지털 영상 브랜드 14F는 20대 후반을 타깃으로 잡았다. 이들이 SNS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경태 MBC 마봉춘미디어랩 부장은 “20대 후반은 기성매체에선 주목받지 못하지만 SNS에선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리더집단이다. 언론사가 이들과 소통하지 못하면 SNS에서도 승산이 없다고 봤다”며 “좁지만 깊은 타깃층의 눈높이에 맞춰 영상 포맷,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에 인색한 투자 여전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든 전통 매체들은 영상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러나 지금도 내부에선 디지털 부서, 이들이 만든 콘텐츠 자체를 낮잡아보는 시선이 남아있다. 디지털이 중요하다면서 인력·인프라 투자에 인색한 행태도 여전하다. 영상을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 인력들이 인턴, 프리랜서, 계약직 등 열악한 처우를 받는 이들로 채워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일시적인 성과를 내더라도 장기적으로 제작 기반을 쌓기 어렵고, 매체 브랜드 성장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은 늘 제기돼왔다.  


뉴미디어 영상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CBS 씨리얼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제작부문에선 정규직 직원이 PD 1명뿐이다. 다른 이들은 프리랜서 형태인데, 곧 퇴사할 1명을 제외하면 현재는 제작자가 2명에 불과하다. 신규 인력들을 채용하는 중이지만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충원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박종관 CBS 디지털미디어센터 부장(SNS팀장)은 “당장 오래 일 할 인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애초 인력이 적은 데다 제작자가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일정한 콘텐츠 질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인력 문제는 해당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SBS가 지난 1월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 뉴미디어부문과 홈페이지·모바일 관리 자회사를 통합해 ‘디지털뉴스랩’을 출범한 이유 중 하나도 직원들의 정규직화였다.


헤럴드경제 사내벤처 미디어인 인스파이어는 본지 출신 기자 3명을 비롯해 PD 2명, 영상디자이너 1명 등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프란 등을 제작하는 한국일보 영상팀(8명) PD도 모두 정규직이다. 현재 추가 인력을 채용 중이다. 강희경 영상팀장은 “조직이 비정규직 형태로 운영되면 제작 노하우를 쌓기 어렵다”며 “정규직 채용은 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회사의 투자 의지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SNS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 고민
영상 브랜드 등 언론사의 디지털 제작팀이 지속하려면 결국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플랫폼인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며 얻는 수입은 알고리즘 변화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아직 유튜브를 통해 큰 수익을 낼 만큼 성장한 브랜드는 많지 않다. 플랫폼을 제외하면 현재로선 ‘네이티브 애드’나 ‘브랜디드 콘텐츠’가 유일한 수익원이다.


두 방식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언론사 영상 브랜드 담당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도입 초기부터 1편당 광고 금액이 보통 500~2000만원선으로 낮게 책정됐고, 경쟁도 치열해져 단가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SNS와 전통 매체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 등 대안을 찾고 있다. 김경태 MBC 마봉춘미디어랩 부장은 “저가구조로 시작한 국내 SNS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SNS에서 유통하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TV에서도 소개하는 등 두 매체 간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브랜드로 온라인 영향력을 키운 이들이 다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SNS용 숏다큐를 제작하는 인스파이어는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영상 제작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정아 인스파이어 기자는 “SNS는 팬들과 우리를 더 끈끈하게 연결해주는 수단이지 목적 자체는 아니다”라며 “SNS에만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우리가 만든 영상을 오프라인에 배급, 유통하면서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CBS 씨리얼은 지난 4월 제주 4·3 관련 영상을 내세운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콘텐츠 유료화의 가능성을 맛봤다. 신혜림 씨리얼 PD는 “저널리즘을 지켜내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 제작자로서 고통스럽다”며 “펀딩을 하면서 저널리즘이란 만족감에 값을 치를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과 전략이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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