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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야구장의 ‘마이너’ 조명

책 ‘야구의 인문학’ 펴낸 이용균 경향신문 야구전문기자

최승영 기자2018.05.30 14:45:29

이용균 경향신문 야구전문기자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용균 경향신문 야구전문기자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금의 그 분한 감정도 적어둬.”


일본 청춘 야구만화 ‘H2’엔 스포츠기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야구기자 일을 체험해 보는 여주인공이자 조카에게 그는 앞선 조언을 한다. 이용균 경향신문 야구전문기자는 “그게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여주 작은 아빠’ 정도의 비중. 얼마 나오지도 않는 캐릭터에 마음을 뺏겼고, “야구가 줄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커져” 야구기자를 꿈꿨다는 얘기. 이메일 아이디는 만화에 나오는 포수 캐릭터에서 왔다. “(야구기자가) 되려니까 그랬던 거 아니었을까 싶은데…”라며 멋쩍은 웃음이 따랐다. 언젠가 몇몇 스타 선수의 우연한 야구시작 계기를 담은 그의 글에는 “야구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운명이다”라는 문장이 쓰인 적이 있다.


 다만 스스로도 이 정도 인연이 될지는 몰랐을 게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출범한 프로야구, 그리고 쭉 ‘베이스볼 키즈’. 뺑뺑이로 야구부가 있는 고교에 진학해 친구들이 뛰던 황금사자기 8강전에 땡땡이를 치고 간 일. 3루 쪽 폴을 맞히는 역전 스리런 홈런에 ‘야구장 가면 가만 안 둔다’던 담임과 얼싸안고 뛰었던 그때. 그 기억이 2002년 멀쩡하던 첫 직장을 관두고 스포츠전문지에서 언론 경력 첫발을 떼게 했다. 경향신문으로 이직한 게 2006년, 이후 대부분을 스포츠기자로 살았다. 주 3~4일, 게임 3~4시간 전 야구장을 찾아 선수와 감독을 만난다. 기록지를 체크하며 시합을 보고 기사를 쓴다. 기상하자마자 미국 메이저리그 소식을 체크해 온라인 대응을 하는 사이클. 2007년부터 그 생활을 10년 넘게 반복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쓴 기명 칼럼을 3분의 1정도로 추리면 책(<야구의 인문학 9>)이 된다.


도대체 야구가 뭐길래. “김애란 단편에서 여주가 대학교 때 선배에게 ‘야구장 가서 소리치고 싶다’니까 선배가 그래요. ‘야구장은 소리치는 데가 아냐. 야구장은 신전이야.’ 그리스로마신화처럼 아주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신전이죠. ‘양신’도 있고, ‘대호신’도 있고.(웃음)”


책은 순수하게(?) 야구를 말하지 않는다. 그의 고민은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야구가 할 수 있는 일”이었지 야구 자체가 아니다. 야구를 통해 ‘메르스 사태’ 당시를 평가한다. ‘세월호 침몰’과 ‘촛불혁명’을 바라본다. 야구에서 숫자 9(하위타선, 꼴찌의 수)의 의미를 조명하며 방출되거나 덜 알려진 선수, 그라운드 관리자의 스토리를 전한다.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 9번에게서 나오니까 야구에서도 그걸 드러내려는 것”이라는 신념의 소산. 이 기자는 좋은 야구기자가 되려면 공이 아닌 사람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공은 결과에 집중하게 하는데, 사람을 보면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했다.


책엔 “태도가 결과를 만든다”는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의 말이 적혀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녹화, 스포TV 메이저리그 중계, SERICEO 강의 등 맡은 일이 많다. 추리소설작가인 회사선배와 야구 추리소설도 썼다. 그동안을 돌아보며 “부끄러운 글도 많았지만 뭔가 꾸준히 한다는 건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야구라는 길, 길이라는 세상, 세상이라는 야구 사이를 도는 그의 태도는 이렇다. “스트레이트 기사는 세상을 바꾼다? 진짜 강한 직구(스트레이트)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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