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글, '추천'받으면 암호화폐로 보상해준다?

블록체인 기잔 '스팀잇' 언론계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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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홈페이지에 나온 스팀잇 소개 화면.

▲스팀잇 홈페이지에 나온 스팀잇 소개 화면.


최근 블록체인 기반 SNS ‘스팀잇(stee mit)’에 기성 매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수익화 실험을 꾀하고 있다. 콘텐츠를 선보이면 암호화폐로 보상받는, 신생 블록체인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에 국내 언론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나아가 언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현재 스팀잇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활동 중인 국내 주류 매체는 ‘민중의소리’, ‘비즈한국(일요신문)’, ‘서울경제’, ‘이투데이’, ‘코인데스크코리아(한겨레)’, 한겨레TV 등이다. 당장 매체는 게시글에 대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일주일 간 독자에게 받은 ‘업보팅’(추천)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암호화폐 등으로 지급된다. 다만 실제 게시글 대다수 개별 보상금은 0~4달러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공식계정을 만든 직후 반짝 조명을 받았다가 하락하는 추세가 보인다.



기성 매체로선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시행착오의 시기다. 대다수가 인기 콘텐츠인 암호화폐·블록체인에 집중하지만 일부는 일반 기사를 유통하며 최적의 콘텐츠와 표현방식 등을 실험 중이다. 지난 1월 국내 언론 중 가장 먼저 진입해 현재 408건을 게재한 ‘민중의소리’가 대표사례다.


김동현 민중의소리 뉴미디어국장은 “타 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건 여기서도 먹히더라. 아파트 경비원 문제 같은 게 호응이 있는 반면 페북과 달리 정치성향을 뚜렷이 하는 건 잘 안 팔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보통 기사 생명이 반나절 또는 하루라고 보는데 일주일은 가야한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스팀잇은 ‘소수’가 ‘적극’ 이용하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은 상태다. 스팀잇 콘텐츠 대세를 보여주는 ‘트렌딩 토픽’을 보면 ‘KR’ 태그는 현재 포스팅 수 기준 251개 태그 중 25위지만 답글 수와 포스팅당 답글 수는 1위를 차지한다. 국내 스팀잇 이용자는, 셀럽 1인의 페북 팬 수에도 못 미치는 세계 100만 중 일부이지만 피드백에 특히 적극적이다.


스팀잇에 진입한 국내 기성 매체의 고민은 여기부터가 시작이다. 지금은 7일이 지나면 게시글의 수정·삭제가 불가능해 오보 대응이 어렵다는 정도가 문제다. 하지만 국내 정파적인 언론 지형 속에서 현 분위기는 이용자가 타 SNS 규모가 됐을 때 무수한 ‘다운보팅’으로 특정 매체 글을 지워버리는 형태로 실현될 수도 있다. 특히 ‘보상’ 때문에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윤형중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는 최근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을 인터뷰하기 앞서 대학생들에게 질문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기발하면서 전문적인 질문”이라 자신이 포스팅 하는 게 부적절한 것 같다는 글을 스팀잇에 남겼다. 그는 “제가 학생들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게 불공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윤 기자는 “보상을 주는 미디어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제시하는 건 있다”면서 “기성 매체가 핵심 수익 모델로 삼기엔 지금 생태계가 너무 작다고 본다. 스팀이 개발한 스마트미디어토큰의 언론사 적용 등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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