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KBS 정상화도 우리 사회 중요한 이슈인데 무관심한 것 아닌가"

4일 KBS 새노조 조합원과의 '강철비' GV 자리에서 소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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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열린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배우 정우성.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열린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대화에서 발언하는 배우 정우성.

“MBC 파업은 많이 알고 있는데 KBS 파업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KBS 정상화도 우리 사회, 우리나라에 중요한 이슈인데 우리가 무관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배우 정우성이 4일 KBS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GV 자리에서 또 다시 파업 지지 발언을 이어나갔다. 정우성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열린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대화에서 일명 ‘본진폭파’ 발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본진폭파’ 발언은 지난달 20일 KBS ‘뉴스집중’에 출연한 정우성이 ‘근래에 관심 갖는 사안’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내 관심사는 KBS 정상화”라고 발언한 것이다. 


정우성은 “KBS 신관 입구에 들어섰을 때 보안요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 삭막한 분위기는 뭘까’ 생각했다. 누가 누구의 목소리를 듣기 싫어서 힘의 논리로 제압하는지 궁금했다”며 “사무실에 들어섰는데 주인을 잃은 책상들이 저에게 뭐라고 얘기했다. KBS 가기 전부터 그 발언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KBS 안에 들어가서 이 얘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대본에 사회적 관심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 있어 프리랜서 작가분에게 왜 이 질문을 넣었는지 물어봤다. 작가분은 그냥 관심 있는 것 편하게 답하라 했다”며 “그럼 KBS 정상화라고 답해도 괜찮은지 먼저 물어봤다. 작가분이 위에 물어보겠다고 했지만 ‘왜 검열을 하냐’고 말리고 방송 시작했을 때 질문이 나오기에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우성은 “영화배우이기 이전에 국민이고 KBS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한 발언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인은 아니지만 익명성이 없고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에 연예인은 어떤 발언을 할 때 조심하는 것이 여태까지의 분위기였다. 그런데 광화문 혁명을 지나고 민주주의를 꿈꾸고 있는 지금, 그런 정당한 행동을 스스럼없이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후배세대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강철비'를 단체관람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강철비'를 단체관람했다.


새노조 조합원들은 정우성의 발언에 열광했다. 발언 사이사이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김빛이라 기자는 “사실 저희도 자기검열이 많았는데 반성을 하게 됐다”며 “정우성씨가 소신 발언을 해서 받은 충격과 깨달음이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배우 곽도원과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도 KBS에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곽도원은 “제가 제주도 시골에 사는데 거기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멀리 쳐다보면 한라산이 보인다. 가끔 미친 척하고 한라산을 올라갈 때가 있는데 가다 힘들면 잠깐 쉬면서 바람이 이마에 뭍은 땀을 닦게 한다”며 “100일 넘게 파업으로 고생하시는데 저희들의 만남이 여러분들에게 한 순간의 땀을 닦는 시간이면 좋겠다. 여러분의 노고가 정상으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는 것처럼 해피엔딩으로 결말지어졌으면 한다.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과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열린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과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열린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우석 감독도 “맹자 한 구절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이 큰 인물을 내릴 때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뼈와 근육을 힘들게 하고, 배가 고프게 한 다음에 일이 어지러지게 만든다. 그 이유는 다음번에 큰 일이 닥칠 때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도 가능하게 만들려고 그런 시련을 주신다’는 것”이라며 “저는 이 모든 과정이, 모든 일들이 비정상의 정상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그 한 가운데 있다. KBS가 정상화돼야 대한민국이 더 큰 정상화의 길로 갈 수 있으니 지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정우성씨가 KBS 새노조 조합원들에게 큰 힘을 실어준 답례 차원에서 열렸다. 새노조는 “‘KBS 정상화’ 소신발언과 응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우성씨가 KBS 새노조 조합원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며 “조합 문화행사 차원에서 2200명 전 조합원의 영화 ‘강철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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