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디지털뉴스랩'으로 뉴미디어 경쟁 돌파한다

뉴스 부문 뉴미디어 자회사…새해부터 정식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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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뉴미디어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 “안정적인 제작 기반 마련” “뉴미디어에 최적화된 고품질 뉴스 콘텐츠 제공”


지난 14일 SBS는 뉴스 부문 뉴미디어 자회사 ‘SBS 디지털뉴스랩’을 출범시키며 위와 같은 목표를 밝혔다. 디지털뉴스랩은 기존 보도본부 뉴미디어국이 담당했던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전담하기 위해 신설된 곳으로 그동안 SBS아이앤엠이 맡았던 모바일 앱과 PC 웹 홈페이지 관리를 뉴스 부문만 떼 와서 전담하는 곳이기도 하다. 


디지털뉴스랩은 지난해 심석태 뉴미디어국장 시절부터 논의돼 왔다. 효율적인 뉴스 트래픽 관리와 제작 능력 특화를 위해 고안됐고 지난 9~10월 설립이 본격화됐다. 디지털뉴스랩 인력은 비디오머그 및 스브스뉴스 80명과 SBS아이앤엠에서 전직한 직원으로 꾸려진다. 이 중 한 자릿수 이상의 인력은 내부 공모를 통해 정규직이 된다.


지난 18일 기자협회보는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을 찾았다. 뉴미디어국 시절 사무실을 그대로 이어받은 디지털뉴스랩은 내년 1월 정식 업무를 앞두고 조직 정비에 한창이었다. 이주상 디지털뉴스랩 대표는 “6개월 정도 지금 체제를 유지한 후 내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사무실 전경. 기존 뉴미디어국 사무실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사무실 전경. 기존 뉴미디어국 사무실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아래는 이주상 대표와의 일문일답.


-디지털뉴스랩은 언제부터 준비해온 것인가.
"얘기가 나온 지는 1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동안 뉴미디어국 형태로 일하면서 몇 가지 불편했던 점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우리 전체 웹 에이전시를 SBS아이앤엠에서 관리한다는 것이다. 뉴스 부문이 트래픽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SBS아이앤엠에선 전체 웹을 같이 운영하다 보니 뉴스 부문 트래픽 관리가 효율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이것만 따로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BS콘텐츠허브는 지난 8월 물적 분할로 SBS아이앤엠, SBS네오파트너스 등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또 하나는 제작 능력을 특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필요성에 따라 심석태 뉴미디어국장 시절 디지털뉴스랩 출범을 결정했고 실제로 법인 설립 준비를 한 건 올해 9월에서 10월 사이였다."


-기존 뉴미디어국 체제와 다른 점은 뭔가.
"드라마 같은 경우 외주 제작을 주지 않나. 디렉팅은 SBS PD가 하지만 제작은 외주 제작사에서 한다. 같은 개념이다. 뉴미디어 보도국 기자들이 보도국과 내용 조율을 하고 컨트롤을 하면 실제로 작업하는 건 디지털뉴스랩 인력들인 거다.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마부작침, 골룸 등 기존 콘텐츠들은 뉴미디어국 소속 기자들과 협업하며 우리 인력들이 그대로 만들게 된다. 뉴미디어국 소속 기자들은 SBS와의 연계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보도본부 내 뉴미디어국은 디지털뉴스랩이 출범해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뉴미디어뉴스부, 제작1부, 제작2부 3부 체제가 뉴미디어뉴스부, 제작부 2부 체제로 바뀐다.)"


-기존 뉴미디어국도 잘 하고 있었는데 굳이 자회사를 출범시킬 필요까지 있었나.
"스브스뉴스와 비디어머그가 정점을 찍었지만 뉴미디어 분야에서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미 네이버 구독자수는 JTBC에 밀리고 구독률은 연합뉴스와 YTN이 높다. 전체적인 가치 면에서 SBS는 부동의 1위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왔던 브랜드 가치를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해야 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조직으로 전문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쉽게 잊힐 수 있을 거라 봤다. 한편으론 인력 문제인데 지상파 방송사에선 하부조직의 제작 인력들을 필수인력으로 규정하고 정규인력으로 채용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제작능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내재적인 역량으로 만들어 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뉴미디어 제작 능력을 위해서라도 별도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본 거다. 경험이라는 것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경험이 내재화되지 못하고 그 때 그 때 뜨내기처럼 왔다 갔다 하는 인력들만 있으면 안에 능력이 쌓이지를 못한다. 결국 제작 능력을 내재화한 인력이 이 회사의 앞으로의 중요한 토대가 될 거다."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사무실 전경.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사무실 전경.


-그럼 인력들을 정규직화 하는 건가.
"기본적으로 디지털뉴스랩의 핵심 목표는 전문적인 뉴미디어 제작 인력의 집단화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을 정규직화 할 생각이다. 요즘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니까 저희도 그 부분에서 핵심적인 인력들을 정규직화 하려 한다. 다만 모든 인력을 정규직화하기엔 한계가 있어서 출범시키는 데 필요한 필수 인력만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차근차근 해나가자는 생각이다. 내부적으로 공고를 냈고 한 자릿수 이상은 넘기자는 생각이다. 그 이후에 회사가 커나가면 수시로 정규직을 채용할 생각이다."


-디지털뉴스랩 자체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는 없나.
"지금은 뉴미디어국이 만든 콘텐츠밖에 없지만 조직이 정비되면 새로운 형식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거다. 당분간은 과도기적 조직일 수밖에 없는데 궁극적으로는 디지털뉴스랩이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도 할 것이다. 뉴미디어국과 유기적으로 협의를 해갈 문제다. 우리는 일종의 제작사니까 외주제작사가 시놉시스를 방송국에 가져가듯이 아이디어를 가져가서 만들어보자고 할 수도 있고 방송사에서 시간대 잡아줄 테니 한 번 제작해보라고 하듯 뉴미디어국도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줄 수 있을 거다."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전경.

▲서울 목동 SBS 사옥 19층에 위치한 디지털뉴스랩 전경.


-독립 법인으로서 경쟁력은 가능하다고 보나.
"방송 광고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광고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인력 80명 규모로 시작하는 우리의 경우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당분간은 SBS와 계약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디지털뉴스랩은 크게 두 가지 계약을 해야 한다. 첫 번째는 웹 에이전시 계약이다. 디지털뉴스랩에서 뉴스 부문 웹을 관리할 거라 SBS에서 비용을 받아야 할 거다. 우리 역시 호스팅 비용과 인건비를 지불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제작 대행 계약이다. 디지털뉴스랩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눌 수 있는데 뉴미디어뉴스부에서 만드는 콘텐츠,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세 가지다. 뉴스부에서 만드는 골룸 등은 기자들이 관여하는 바가 커 우리 몫이 별로 없을 테고 나머지 두 덩어리는 어느 정도 우리 몫이 있을 거다. 우리가 앞으로 100%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게 되면 몫은 점점 늘어날 거다. 그건 일을 해나가면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SBS 뉴스를 가공해서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제작하더라도 브랜드 사용료를 어디까지 지불할 건지, 그쪽에선 우리에게 제작비를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 불분명한 부분들이 많다. 현재로선 비디어머그나 스브스뉴스의 콘텐츠 팔로워와 공유를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 이후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수익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지난해 뉴미디어국 수익 결산이 2월이나 3월쯤 나올 텐데 그보다 얼마나 더 늘리느냐가 중요한 과제 같다."


-1월부터 정식 업무에 들어간다. 업무 로드맵은 어떻게 짜고 있나.
"내년 로드맵은 아주 단순하게 잡았다. 우선 상반기엔 조직을 정비할 생각이다. 크게 웹 에이전시 대행 팀, 제작 담당 팀, 마케팅 대외전략 담당 팀 등 세 팀으로 구성할 계획인데 마케팅팀이 아직 구성이 안 됐다. 마케팅팀은 2~3월 이내에 구성할 계획이고 상반기엔 아마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 기존 브랜드를 다른 형식으로 바꿀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해야 하는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할 거다. 이후 여름 쯤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해 파일럿 형태로든 뭐든 9월부터 내보낼 생각이다. 구체적인 플랜은 아마 2019년부터 시작할 거다. 시장의 반응은 그 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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