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사장 내정 과정에서 공정방송 가치가 실현됐습니까? 노조에서 두 번이나 최 내정자에 대한 반대 입장 두 번이나 냈는데, 왜 이사회에서 사내 이사로서의 사내 정서를 전달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하고, 심지어는 옹호했습니까. 상무가 내정자를 데려왔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박진수)
YTN 노사가 최남수 사장 내정자에 대한 반대 속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주총 현장은 다시금 최 내정자의 부적격에 대한 반발로 시끄러웠다. YTN 구성원들은 최 내정자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찬양 칼럼을 쓴 점, 두 차례나 회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점 등의 이유를 들며 비판했다. 특히 최근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김호성 상무와 유재웅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내부 적폐 간부들의 청산 요구를 완전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22일 오전 YTN에서 열린 '제25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단식 중인 박진수 YTN지부장을 포함한 YTN조합원들이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사퇴와 김호성 상무에 사과를 촉구했다.
22일 오전 10시 YTN 사옥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5회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를 포함한 77%의 주주들이 참여한 가운데, 노조는 김호성 상무를 비롯한 경영진과 최 내정자에 대한 투쟁 피케팅을 이어갔다. 이들은 김 상무에 ‘부적격자인 최 내정자를 옹호하는 이유와 사내정서를 미리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사회의 표결에 참가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상무는 “저는 사람에 따르지 않는다. 공정성에 따라 판단한다”며 “이번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서 절차적 정당성에 따라 선임됐다. 내정자를 선임하기까지의 과정은 복수의 평가가 합산해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장혁 전 공추위원장의 질의를 받는 김호성 YTN 상무.
임장혁 전 공추위원장은 김 상무에 “최남수씨는 MTN에 있을 때 홈쇼핑 뺨치는 방송했다고 방심위에 중징계 받았다. 또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다고 자랑까지 해온 사람”이라며 “부적격한 게 아닌가. 이런 오점을 상쇄할 만한 뭐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김 상무는 “나 또한 여러 가지 (최 내정자가)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내정자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내려진 결과”라고 답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사측이 지난 2주간 회사 게시판을 통해 노조를 몰지각한 집단으로 폄훼하고 파국으로 이끈 데 분노할 수밖에 없다. 회사의 공전사태는 누구 때문인가”고 지적하며 “반년이상 이 회사의 공백사태를 이끈 김 상무는 주주에게 엄중히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 지부장은 “회사의 농간으로 게시판이 진흙탕이 됐는데, YTN의 상무로서 조준희 체제 기조실장으로서 책임이 없나. 지금 회사가 정상적인가. 진정성있게 사과하면 되는데 왜 그걸 못하나. 그랬다면 진정성있게 사과한다. 그걸 왜 못하나”고 일갈했다.
▲YTN 주주총회 현장.
김 상무는 지난 14일 ‘해직기자 간 불화설’, ‘우장균 기자가 사장 자리 등을 놓고 거래를 시도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 내며 사내 게시판을 달궜다. 김 상무는 해당 글에서 자신이 적폐가 아니라 해직기자들과 YTN 노조가 적폐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상무는 박 지부장의 사과 촉구에 “경영 문제는 지난해 흑자전환하고 올해도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표로 나타날 문제”라고만 답하며 일련의 게시판 사태와 최 내정자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노종면 기자를 비롯한 YTN조합원들에게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유재웅 기획조정실장.
전날 전국언론노조의 중재 제의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 최 내정자에 대한 임명 처리를 미루기로 합의한 노사는 이날 공방 속에서 주총을 마무리 지었다. 오는 28일 오전10시로 연기된 주총까지 박진수 YTN지부장과 최남수 사장 내정자,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등 3인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적폐청산과 공정방송안, 사장 중간평가제 등을 놓고 조율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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