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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상 수상 이용마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꿈꿔"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 참석

최승영 기자2017.12.01 20:53:50

1일 오후 7시20분께 서울 한겨레신문사 청암홀. 제5회 리영희상 수상자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시상식장에 들어섰다. 복막암 말기 투병 중인 이 기자는 앰뷸런스로 후송돼 자리를 찾았다. 김민식 PD가 미는 휠체어를 탄 채 장내를 가로지르는 동안 150여명의 선·후배, 동료, 관계자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쾌차를 바라는 ‘파이팅’을 외쳤다. 눈물을 흘렸다.


1일 서울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서 이용마 MBC해직기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1일 서울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서 이용마 MBC해직기자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용마 기자는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오른 단상에서 “리영희 선생은 사상의 은사이자 언론인, 지성인의 표상이시다. 제가 가장 존경했던 동시대인 중 한분이시기도 하다. 그런 분의 상을 받게 됐으니 저로서는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영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기자는 “제가 오늘 어렵게 나온 또 다른 이유는 제 어린 아이들 현재, 경재를 위해서다.  아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저랑 함께 상을 받았고, 꽃다발까지 받았으니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했다. 그는 “저는 제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 자기들이 즐기는 일을 하면서도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았으며 좋겠다. 이게 지금 제 바람”이라며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사회가 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 모든 일들이 사실 우리가 해야 될 과제로 남아있는 거다. 자유와 평등이 넘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넘치는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꿈꿔본다”고 이어 말했다.


이 기자는 “이제 제 생명의 불꽃이 조금씩 소진되는 걸 느낀다.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항암치료)을 해보려고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알 수 없고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니까 하늘의 뜻에 맡기고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우리가 해야 될 겸손함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여러분들 뜨거운 환대에 뭐라 말씀드릴지 먹먹하기만 하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제 말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이 기자의 아들인 현재·경재 군은 “병 나아요 얼른”, “빨리 병 나으세요”라고 말했다.

1일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용마 기자가 입장하는 모습.

▲1일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용마 기자가 입장하는 모습.


신인령 리영희상 심사위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은 이날 심사소감에서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투쟁현장을 지킴으로써 방송민주화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선정의 변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용마 기자는 문화방송 기자로 출발해 다양한 취재영역에서 성역없는 보도를 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고, 2012년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을 맡아 170일간의 파업을 이끌다 해직됐다. 해직된 이후에도 강단과 독립 매체 등을 통해 활동하며 언론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암도 그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또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는 최승호 PD의 ‘공범자’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현장에 직접 나오기까지 했다”며 “해직 언론인들과, 다시 민주언론을 되찾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문화방송과 한국방송의 언론인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의미도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리영희재단은 제5회 리영희상 수상자로 이용마 기자를 선정한 바 있다. 리영희상은 은폐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일생을 바쳤던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매해 리영희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인물에게 수여돼 왔다.


이 기자는 1969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1996년 MBC에 입사했다. 사회·정치·경제·문화·통일외교·검찰 등 부서를 두루 거친 그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으로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을 이끌었지만 ‘사내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지난해 복막 중피종이란 희귀암 진단을 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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