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물러나야 CJ 산다"…청와대, 대기업 오너도 교체

제315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 / MBN 이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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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이성수 기자

11월 초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 열흘 전후로 최순실 씨가 귀국해 수사를 받고 안종범 전 수석이 한밤 중 긴급 체포되는 때였습니다. 1차 촛불집회는 성난 민심을 담는 첫 단추였지만 그래도 적은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진실들이 밝혀져야 했고 그 몫을 메고 가야할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도 더 치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취재 압박이 몰려오며 MBN 전체가 고심을 할 때 쯤 한 지인으로부터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의 사퇴를 손경식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과 이를 뒷받침 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최순실 씨 관련 보도와는 결이 다르면서도 중차대한 이슈라고 판단해 긴급히 취재팀을 꾸렸고 결국 녹취 파일도 입수하게 됐습니다.


손 회장과 조 전 수석과의 대화가 담긴 녹취는 녹음 상태가 불량해 처음엔 인사 개입은 물론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 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그리고 수십 번을 반복해 들으면서 일부 단어들이 들리더니 결국은 몇몇 문장들이 완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문 복원 업체를 동원해 좀 더 깨끗한 음원을 확보하고 취재팀과 함께 공유하면서 퍼즐을 맞춰나갔습니다. 100%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녹음 파일은 충격적인 청와대의 대기업 인사 개입 사실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었습니다.


저희 특별취재팀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퇴진을 직접 지시했다는 조 전 수석의 진술을 확인해 단독 보도하는 등 이후에도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별취재팀의 일련의 기사가 앞으로 정권을 잡은 세력들이 부당하게 권력을 사용해선 안되겠구나 하는 인식을 갖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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