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기자에겐 와인이 제격이죠"

'와인 홀릭' 칼럼 연재 최현태 세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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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은 소맥? 이제 와인 어때요? 호기심 많은 기자에게 딱 맞는 술이 바로 와인입니다.”
‘와인 애호가’ 최현태 세계일보 체육부장은 회식에서 소맥 폭탄주 대신 와인을 마신다. 1992년 기자가 된 후 사회부, 정치부 등 숱한 부서를 거치며 “폭탄주 몇만 잔은 마셨을 것”이라는 그는 “술잔을 거부할 수 있는 짬밥이 되자마자 폭탄주를 끊었다”고 했다.


“와인은 단순한 술이 아니예요. 이 한 병엔 역사와 문학, 문화, 철학, 음악, 시… 모두 담겨있죠. 와인을 마시면 궁금한 게 많아져요. 포도 품종부터 산지, 와이너리 역사, 양조가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음식과 어울리는지 등이요. 호기심 많은 기자들에겐 제격이죠.”



최 부장이 즐겨 마시는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산 화이트와인 ‘샤도네이’. 오크통에서 숙성된 것인데, 여기서 나는 견과류향과 토스트향을 좋아한단다. 그에게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를 묻자 “라면과 순대”라는 답이 돌아왔다. “화이트와인은 라면처럼 매콤한 음식에, 레드와인은 순대와 잘 어울려요. 한 번 드셔 보세요. 맛있어서 놀랄걸요?”


그는 지난 1월부터 매주 토요일자 세계일보에 ‘최현태 기자의 와인 홀릭’을 연재 중이다. “종합일간지 최초의 와인 연재칼럼”이라 말하는 그에게서 자부심이 듬뿍 묻어났다. 그는 와인 한 병에 담긴 이야기를 글로 풀어낸다. 그의 글을 읽고 와인 한 모금을 마시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나 시인 샤를 보들레르, 화가 살바도르 달리 등이 쉽게 다가온다.


10년 전부터 막연하게 와인을 즐겨오던 그는 와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로 했다. “사실 와인숍이나 와인바를 차릴까 생각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기자인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전문성을 키우는 게 맞다 싶었죠.”


그는 5년 전부터 시음회나 품평회를 찾아다니며 와인 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세계일보 온라인판에 기사를 써오다 칼럼과 동명인 블로그를 열어 독자와 만나고 있다. 그의 블로그엔 나라별로 분류된 와인들, 와인 마시기 좋은 레스토랑, 시음회 정보, 와이너리 오너 인터뷰 기사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주변에서 ‘가욋일로 와인 기사 쓰면 힘들지 않으냐’고 물을 때마다 그는 고개를 젓는다. 휴가 내고 와인행사를 다닐 때도 많지만 “와인이 좋아서 즐겁다”고 했다. 또 “항산화 성분(폴리페놀)이 들어있는 레드와인을 자주 마신 덕에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와인이 이렇게 좋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퇴직 이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이 분야에 보람을 느낀다. “기자는 출입처가 계속 바뀌니까 전문 영역을 만들기 어려워요. 하지만 후배들도 역량을 쏟을 수 있는 전문 분야를 미리 준비하길 바랍니다. 일단 저는 소믈리에 자격증을 딸 생각이에요. 퇴직 후엔 와인 칼럼니스트가 될 수 있겠죠? 전 세계에서 열리는 와인 품평회에 전문 테스터 자격으로 참여하고 싶은 꿈도 있어요. 제 와인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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