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모세혈관 소공인 살리자' 시리즈

제306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부문 / 서울경제신문 강광우 기자

▲서울경제신문 강광우 기자

제조업의 위기는 동네 공장에서 시작됐다. 국내 제조업의 위기라고 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수출이 줄고 있다는 것이 떠오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기업에만 유리하도록 선택적으로 정보를 인지하는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실제로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2014년보다 0.6% 줄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20.2%로 크게 늘었고 자동차 생산도 1.1% 증가했다. 결국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서 이 위기는 시작되는 것인데,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10인 미만의 종업원들이 일하는 동네 공장 ‘소공인’들에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소공인은 우리 산업의 모세혈관으로 1970~1980년대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고 현재도 국내 제조업 전체의 80.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 있는 경제 주체다. 그들의 공을 알아주고 그들이 하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준 언론사는 없었다. 그래서 기획을 시작했다.


취재 결과 소공인들의 상황은 열악했다. 자부심, 일감, 젊은 인력, 정책, 동료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들이 보내온 50년의 세월과 노하우가 앞으로 5년도 안 돼 사라질 것 같았다. 그들의 위기는 확산되고 있었다. 소공인들은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무너질 경우 지역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제조의 하부기반이 붕괴하면 이들과 연계된 산업에 모두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기사가 나간 이후 중소기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소공인들의 문제를 비중 있게 연구하고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소공인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나서고 소공인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가 생기고 있다면 기자로서의 소임은 어느 정도 완수한 듯하다.


서울경제신문이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다루고 이들과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서 취재하는 동안 행복했다. 동네 공장의 기름냄새와 주름진 손에 낀 기름때가 우리 사회에서 장인의 상징이 되고 자부심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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