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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조선과 합작회사 설립…언론 제휴정책 바뀌나

일자리 콘텐츠 회사 29일쯤 공개
페북 국내 진출 따른 위기감 반영
전재료보다 공동사업 무게 관측도

김창남 기자2016.02.17 13:04:05

조선일보는 이달 29일쯤 아르바이트, 취업, 이직 등 일자리와 관련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자회사(명칭 미정)를 론칭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회사에 조선일보(지분율 51%)뿐 아니라 네이버도 공동 투자(지분율 49%)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조선과 네이버가 만든 합작회사에서 생산한 콘텐츠는 조선닷컴과 네이버 PC 및 모바일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플랫폼에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조선닷컴에서 선보인 ‘미생탈출 A to Z’기획이 호응을 얻으면서 조선이 네이버에 제안해 성사됐다. 미생탈출은 기업 공채정보를 비롯해 면접을 위한 팁, 취업에 성공한 입사기 등 취업을 위한 정보를 담고 있다.


네이버가 주요 언론사와 공동 출자해 합작 회사를 만든 것은 지난 2003년 4월 YTN과 함께 투자해 설립한 디지털YTN(현 YTN플러스) 이후 두 번째지만, 네이버 초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과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당시 매출액은 1666억원이고 지난해엔 3조2512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왼쪽)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뉴시스)

언론계에선 이번 사업제휴가 ‘신호탄’이 돼 네이버의 언론사 제휴정책이 기존 뉴스콘텐츠를 받고 전재료를 지불하던 방식에서 상호 윈-윈 하는 사업모델로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언론제휴 정책이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거 PC시절 트래픽만을 가지고 언론사와 공존할 수 있던 시대가 저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률(지난 1주일 간 이용한 매체 기준)은 전년보다 5.8%p 증가한 65.4%로 집계됐다.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11년 조사에서 11.4%에 불과했으나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4년 사이 6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텔레비전(-0.3%p), 인터넷(-7.9%p), 종이신문(-5.3%p), 소셜미디어(-1.8%p), 라디오(-4.8%p), 잡지(-0.8%p)는 전년 조사 때보다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PC화면보다 훨씬 작은 모바일에선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엇비슷한 기사보다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버즈피드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국내 언론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할 경우 안방마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페이스북 코리아는 이달 들어 주요 언론사와 만남의 빈도를 늘려가며 자사 뉴스 시스템인 ‘인스턴트 아티클스’협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협력 고리가 느슨해질 경우 언제든 등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라 뉴스제휴 이상의 협력 관계가 필요한 상황이 된 셈이다. 네이버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특정 언론사하고만 사업을 한다는 게 다른 언론사엔 ‘공공의 적’이 될 수 있다는 부담 탓에 그동안 꺼려 왔다.


그러나 대기업이 과거 ‘오너 리스크’ 등을 대비해 모든 언론사에 일괄적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원턴(one turn)제’에서 원하는 매체에만 협찬을 제공하는 쪽으로 광고예산의 무게 추를 옮겼듯이 네이버 역시 전재료를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모델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미디어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는 더 이상 힘들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다른 활로를 통해 종이신문 매출하락을 메워야 한다는 점도 이런 사업모델을 주목하는 이유다.


실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 프리미엄 콘텐츠나 계열사 콘텐츠를 묶어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을 공식 발표했지만 아직 먼 나라 얘기다. ‘뉴스는 공짜’라는 독자들의 인식이 팽배한 것도 문제지만 유료화를 한다고 해도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시장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조선일보처럼 가용 인력이나 투자가 가능한 언론사는 이런 사업모델을 네이버에 제안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온라인 분야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네이버가 사업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면 사업을 같이 하자고 무조건 떼 쓸 수 없어서다.


이렇게 되면 종이신문 시장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스란히 모바일 시장에서도 전이될 수밖에 없다. 베껴 쓰기 등 ‘미투(Me Too) 전략’이 통했던 콘텐츠 제공사업과 달리 모바일 사업은 먼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문업계는 네이버가 전재료는 묶어 두고 사업모델에만 지갑을 여는 게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 없는 일자리 콘텐츠를 조선일보가 제안해 현재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여러 언론사에서 비슷한 제안을 해왔고 그 중 하나가 조선일보였다. 네이버 입장에선 콘텐츠만 좋다면 소싱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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