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한겨레 비판, 중앙 옹호

언론사 사설 논조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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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첫 공식일정으로 어르신들을 만나 인사를 한 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도 없다.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당 안에선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두고 야당의 분열이 현실화하면서 이날 주요 일간지들은 안 전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 서로 다른 논조의 사설을 게재했다.


▲12월14일자 경향신문 사설 캡처.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는 새정치연합이 여기까지 온 데 안 전 대표와 문재인 대표 모두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박근혜 정권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이 집안싸움에 골몰하다 이 지경에 이르다니 실로 개탄스럽다”며 “안 전 대표로서는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당내 주류의 행태에 실망했을 수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탈당은 정당화될 수 없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은 강하고 힘 있는 야당을 기대하는 시민과 지지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전 대표도 자멸적 선택을 했지만 문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는 자신이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표라는 원칙을 강조했지만, 정치에는 원칙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있다”고 꼬집었다.


▲12월14일자 조선일보 사설 캡처.


조선일보도 강한 어조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안 의원의 탈당은 작년 6·4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쫓기듯 합당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안 의원은 새 정치를 하겠다며 몇 달 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사람을 모으고 다니다가 어려움에 봉착하자 주변과 어떤 상의도 없이 갑자기 민주당과 합당했다”며 “이 때 이미 그가 말하는 새 정치라는 것이 실은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이합집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의 책임도 더 컸으면 컸지 작다고 할 수 없다”며 “많은 국민은 친노 진영이 그동안 보여준 폐쇄적 집단주의와 패권주의 행태를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다. 결국 야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분열시킨 책임은 최종적으로 당을 맡고 있는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이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집권은 점점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월14일자 중앙일보 사설 캡처.


중앙일보는 문 대표의 책임을 거론하며 안 의원의 탈당이 새로운 중도 개혁 정당의 탄생으로 이어지길 희망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태는 무엇보다 문 대표의 책임이 크다”면서 “문 대표가 진심으로 당의 분열을 원치 않았다면 안 의원으로 대표되는 비주류의 존재를 인정하고 출구를 열어 줬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는 오랫동안 상식과 합리에 바탕한 중도 개혁 정당을 열망해 왔다. 그런 만큼 안 의원은 20대 국회에 반드시 존재감 있는 중도 정당을 입성시키겠다는 각오로 보수·진보 양측에서 합리적 개혁세력과 손잡아야 한다”며 “안 의원의 탈당은 우리 정당들이 정체성이 분명해지는 계기를 줬다. 새누리당은 ‘보수’, 안철수는 ‘중도’, 문재인은 ‘진보’의 길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2월14일자 한겨레 사설 캡처.


한겨레는 반면 안 의원의 탈당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겨레는 “힘을 합쳐 박근혜 정권의 폭주에 맞서도 모자랄 판에 분열하는 야당을 보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며 “총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야당을 분열시키는 결정을 내린 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다수의 국민과 지지자가 공감할만한 명분을 갖지 못하고 분열의 길을 택한 안 의원이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건 언어유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금은 야당의 여러 정파가 자기 색깔을 드러내 싸우고 경쟁하며 각개약진해도 될 만큼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면서 “안 의원은 ‘혁신’이란 가치를 말하는 것 이외에,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어떤 실천과 헌신을 해왔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열과 혼돈에 빠진 제1야당을 추슬러 다시 도약시킬 책임은 온전히 문 대표에게 놓였다”며 “당을 수습하고 대오를 정비하려면 문 대표는 말 그대로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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