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은 임상훈 선배

[기자가 말하는 기자] 하미수 전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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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수 전라일보 기자

1년도 채 안된 경력을 가진 내가 다른 기자를 말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경력차가 10년 가까이 나는 하늘같은, 하마(?)같은 상훈 선배에 대해서 말하기란 수습 첫 날 마와리를 도는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상훈 선배께 하고 싶은 말과 후배가 바라보는 선배에 대해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다.


올해 2월 첫 출근하고 정확히 3일이 지난 날, 경찰청 커피숍에서 선배를 처음 봤다. 그 모습은 여전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체크 셔츠를 입고 뒷머리는 한껏 눌린, 까무잡잡한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리했으며 부잣집 아들마냥 과하게 번들거렸던 얼굴.


그의 정체를 알기 전, 선배는 무심한 듯 내게 아메리카노 한 잔을 쥐어주셨다. 수습기자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선배의 손과 커피는 낯선 세상에 혼자 있는 듯한 내게 감동의 도가니와 같았다. 그 후로도 평소 술을 많이 드시는 선배의 모습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선배가 마시는 술은 연금술사처럼 주옥같은 조언으로 바뀌어 내 귀로 들어왔다.


그렇다. 전북CBS 임상훈 선배는 후배기자들에게 무심한 듯 하면서도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이다. 처음 사회부에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사회부는 힘들어도 나중에 밑거름이 되고 발판이 된다”며 힘을 실어주신다.


오랜 경력에도 여전히 기사 하나하나에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 한 사안을 다각도로 집중해 조명하는 모습, 뛰어난 정보력. 선배를 따라가기엔 한참이나 부족하다. 하지만 선배를 본받아 뒤처지지 않는 기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두 달여 전 선배와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었다. 평소 후배기자들에게 관심이 없을 것 같던 선배 중 한 사람이었지만 이 날 기자란 무엇이고 기자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기자라는 이 길을 계속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선배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술 좀 줄이시고 하루 빨리 좋은 여성분 만나 결혼하시길 힘껏!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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