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사장공모에 이명희 교수 등 12명 지원

'극우인사' 내정설에 우려 확산

  • 페이스북
  • 트위치

▲이명희 교수.(연합뉴스)

지난 18일 EBS사장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뉴라이트 계열 교수 중 유일하게 이명희 공주대 교수만 지원하면서 당초 불어졌던 내정설에 힘이 실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BS사장 선임권을 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KBS이사와 MBC 사장을 선임하는 방문진 이사를 '극우'인사들로 채웠던 것을 비춰봤을 때 또 다시 이런 인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BS와 방통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EBS 사장 공모에는 EBS 전·현직 부사장과 임원, 방송 관계자 등 총 12명이 지원했다. 공모 시작부터 하마평이 돌며 우려를 자아내던 이명희 공주대·류석춘 연세대·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인사 중에선 이 교수가 유일한 지원자다.


방통위 한 고위 관계자는 “후보자 중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됐거나 뉴라이트 계열로 볼 수 있는 지원자는 이명희 교수가 유일하다. 다른 후보들은 그가 내정됐다는 얘기에 아예 지원을 안 한 거 같은데 내정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명희 교수는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집필자다. 앞서 2009, 2012년에도 EBS사장직에 도전했던 그는 2013년 새누리당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키겠다”며 준비한 ‘근현대사 역사교실’의 강연자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그는 “현재 좌파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찬성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사장 공모자가 확정되면서 이제 시선은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쏠리게 됐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9조 2항에 따라 EBS 사장은 방통위원장이 방통위의 동의를 받아 임명한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들의 알려진 발언들, 보도된 부분들을 감안해 인사를 할 것”이라며 “EBS가 자기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분을 사장으로 선임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명희 교수 내정 관련 의혹들을 인지하고 있고, 사장 선임시 고려하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극우 인사로 분류되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조우석 KBS이사 등을 임명·추천한 것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한 만큼 이명희 EBS사장 선임에 같은 방식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방통위는 지난 9월 조형곤 미디어펜 논설위원, 안양옥 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국정화’ 찬성 인사들을 EBS이사로 임명한 전력도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명희 교수는 박근혜 정권의 ‘역사 교과서, 공영방송 국정화 시도’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단언했다. 언론연대는 “이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교과서만 제대로 되면 EBS 교재와 방송의 좌편향은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훌륭한 교양 프로그램, 역사교육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만들어 교육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며 “정부 차원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 그 국정교과서를 바탕으로 EBS가 역사 프로파간다(선전) 방송을 만들겠다는 주장으로 ‘EBS의 국가이데올로기 기구화=국정화’야말로 그가 사장에 지원한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그러면서 “이명희 교수의 EBS사장 지원 역시 그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권의 역사왜곡 시도에 딱 들어밪는 그의 비뚤어진 역사관은 이런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며 “청와대의 해명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이명희 교수에게 청와대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19일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