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통합CMS 도입, 기자 업무 변화 예고

기사만 작성하던 예전과 달리
동영상·그래픽 같이 챙겨야
공정 단순화 등 운용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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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일보 등에 이어 한겨레도 이르면 다음달 통합CMS(Contents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하면서 지면제작 중심으로 돌아갔던 기자들의 업무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전자신문, 한국경제 등 10여개 신문사도 신문협회 산하 기조협의회를 통해 범용CMS 구축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신문사들이 기사 집배신 시스템, 조판시스템, WCMS 등 따로 뒀던 시스템을 ‘디지털 퍼스트’시대에 맞춰 온·오프·모바일 출고에서부터 뉴스콘텐츠 유통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


▲주요 신문사들이 디지털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등을 위해 앞다투어 통합CMS 도입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선보인 파이낸셜뉴스의 ‘Nice-FN(New Integrated CMS, Essence of Financial News)’의 시스템 구성도.

통합CMS가 불황의 늪에 빠진 신문 산업에 든든한 동아줄이 될 수는 없지만 이마저 갖추지 못할 경우 ‘디지털 낙오자’란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대부분 신문사들이 1990년 초반 CTS를 도입하면서 신문제작에도 ‘컴퓨터 시대’를 열었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웹을 기반으로 한 WCMS를 도입했다.


하지만 신문사들이 지면과 PC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이 미디어 환경은 모바일로 급속히 넘어가면서 언론사들은 양 경계에 끼게 됐다. 반면 독자와 광고주의 눈높이는 SNS(사회관계망시스템)나 모바일로 향하면서 ‘좋든 싫든’ 언론사도 시대 조류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타임스 ‘스쿠프’, 복스미디어 ‘코러스’, 영국 가디언 ‘R2’ 역시 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도입된 CMS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 변화가 지면 제작에 길들여진 기자들의 업무 환경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기자들은 온·오프라인용 기사 작성에만 신경 썼던 관행에서 벗어나 사진, 동영상, 그래픽 등을 직접 챙겨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이 쓴 기사가 어떻게 유통되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업무변화는 업무량 가중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온라인이나 모바일에 쓴 기사를 지면 형태에 맞춰 재가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 조판팀이나 편집팀의 업무 일부가 취재 기자로 넘어가면서 남은 인력에 대한 직무전환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일보 노조가 12일 편집국 집단 토론회를 열고 이달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는 통합CMS와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통합CMS가 시대적 조류이기 때문에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 기자들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관건은 CMS 공정을 얼마나 단순화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다. 복스미디어의 코러스는 기자들이 갖는 기사 재가공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기사 관련 태그 기능, 관련 기사 추천 등 대부분 과정을 자동화하는데 주안점을 둘 정도다.


파이낸셜뉴스의 ‘Nice-FN’이 태깅(Tagging), 뉴스 스토리 묶기, 표 그래프 생성, 추가 종목, 참고자료 링크 등의 기능에 신경 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회사가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존 지면제작에 있었던 ‘낡은 관행’을 먼저 찾아 개선해야지만 업무 하중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통합CMS 도입으로 기사만 썼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기가 쓴 기사가 모바일 등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업무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과거 지면을 제작할 때 불합리한 관행을 빨리 찾아내 없애는 것이 조직의 역량”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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