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스포트라이트는 몇몇 스타에게 쏟아진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는 숨 가쁘게 뛰는 수많은 종사자와 미래를 꿈꾸는 지망생이 있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대세로 불리는 한국의 문화산업, 이투데이 문화부 기자들은 그 문화산업 안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비주류에 주목했다. 조명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어떨까. ‘한류현장, 이투데이 기자가 간다’ 시리즈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섭외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아이돌 연습생에 도전하려 했으나 멤버들의 신비주의를 위해 소속사는 매번 취재를 거절했고, 매니저·경호원이 되려는 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 그나마 가능할 것 같았던 오디션 참가마저 담당PD가 나서서 거절하기까지 했다.
“오디션 전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담당PD에게 전화해 열심히 설득했어요. 결국 제작진은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극적으로 참가했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이 섭외였죠.”(최두선)
“뮤직비디오로 안무를 미리 좀 보고 갔거든요. 그래도 따라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이꽃들)
“끝날 때쯤에 어땠냐고 매니저에게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진짜 매니저였으면 좋은 소리 못 들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살짝 전직 생각을 했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을 고쳐먹었죠.”(정수천)
힘든 체험이었지만 실제 그들의 삶을 살아보니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도 쉬이 보였다.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더욱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작은 공연장도 아침 일찍부터 와서 두 시간 동안 꼼꼼히 확인하더라고요. 더 놀라웠던 건 쉬는 시간에 외국어공부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 마’ ‘줄서’ 이런 말을 외국어로 해야 한다면서요.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죠.”(오예린)
그러나 그런 열정이 무색하게 환경은 열악하기만 했다. 한류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데 경호원 월급은 20년째 그대로였고, 매니저도 하루 종일 연예인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초과 근무를 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돌은 학업과 노동시간이 보장되지 못했고, 능력이 있어도 끼를 발현시킬 장이 없는 탓에 꿈을 접어야 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투데이 기자들은 그런 시각을 체험기에 녹이거나 박스기사로 서술했다.
“마냥 규제하거나 철저히 지키는 게 쉽지만은 않겠죠. 하지만 한류가 발전하는 만큼 조명이 비추지 않는 곳에 대한 관심도 함께 따라줬으면 합니다.”(정수천)
이들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지난달 초 연재가 시작된 이번 시리즈는 SNS에서 많은 호응을 얻으며 기자들을 고무시켰다.
“이 정도로 댓글이 많이 달린 적은 처음이었어요. 아마 사람들이 원했던 기사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한 회분만을 앞에 두고 있는데 마지막은 섭외에 일등 공신이었던 문화부 고참 선배가 준비하고 있거든요. 마지막까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줬으면 합니다.”(최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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