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취재방해…기자 목까지 졸라

한겨레·민중의소리 기자
민노총 집회 취재중 폭행당해
시경기자단 징계·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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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달 23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것을 두고 출입기자단이 당사자 사과와 징계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도 향후 대응책을 고심 중인만큼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종로라인 기자단은 지난 1일 종로경찰서장 및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장과 만나 기자를 폭행한 경장과 “검거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고, 이들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태진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장은 “관련 규정과 매뉴얼 상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세밀하게 조사하지 않았다”며 “경찰 본인의 판단이 큰 상황이었다. 해당 경장의 사과는 당사자와 얘기해보겠다”고 답했다. 지난 5일엔 시경 기자단이 경찰청 차장을 만나 당사자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청은 “이미 지휘관이 사과를 했는데 당사자 사과가 굳이 필요하냐”는 입장을 보여 기자단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주최 총파업 집회를 취재하던 김규남 한겨레 기자의 목을 조르고 있다. 경찰은 김 기자를 연행하다가 동료 기자들과 시민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연행을 중단했다. (사진=노동자연대 이미진씨 제공)

기자 폭행은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집회 현장에서 일어났다. 정부의 노동시장구조개혁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들이 오후 6시30분쯤 해산하려고 하자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로 밀고 올라가 포위하고 강제 연행한 것. 계단 맨 위에 있던 한겨레 김규남 기자는 방패로 자신을 미는 경찰에 “밀지 말라”며 자신이 기자임을 밝혔지만 경찰은 멈추지 않았다. 김 기자는 “취재 방해하는 거요, 지금?”이라며 버텼다. 캡사이신이 살포됐고 연행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한겨레 김규남 기자의 목을 뒤에서 졸랐다. 다른 두 명의 경찰이 김 기자의 팔을 잡고 연행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정의철 민중의소리 사진 기자도 경찰들에게 위협을 당하며 연행될 뻔했다.


폭행을 당한 김규남 한겨레 기자는 “경찰이 기자인 줄 모르고 그랬다고 해명한 게 더 이해가 안 간다”면서 “시민이면 그래도 되나.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무리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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