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기자는 2008년 입사해 이제 8년차다. 기사 쓰는 것도 어느 정도 손에 익고 한창 출입처의 재미도 느낄만한 연조지만 그가 지난 인사 때 손 들고 지원한 곳은 디지털미디어부였다. 젊은 감각으로 자사의 뉴미디어 서비스를 이끌어 보겠다고 새로운 도전을 택한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비롯해 여러 기관과 외신에서 나온 뉴미디어 관련 자료를 찾아 사전 연구작업을 마친 뒤, 대학생 인턴들과 함께 서울경제의 디지털브랜드 ‘썸’을 론칭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썸’이 보여 준 여러 시도들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끔 썰렁할 때도 있겠지만 지금 어떤 기자가 하는 것보다도 좋은 경험일 것이란 생각이다.
“무언가를 해봐야 한다” “해야 할 시기다”라는 생각은 ‘디지털 퍼스트’ 시대를 살고 있는 대부분 기자들이 품고 있는 바다. 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후배지만 유 기자의 결단과 행동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취재원과 동료 선후배를 대하는 겸손한 태도, 특유의 긍정 에너지 역시 타의 모범이 된다. 지난해 같이 2주간 언론재단 교육코스로 뉴욕에 갔을 때 어설프게 씨티자전거를 빌려 탔다가 반환할 곳을 찾지 못해 두 시간 동안 맨해튼 도로를 헤맨 적이 있었다. 쏟아지는 자동차 경적 소리 속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공포를 느낄 법한 상황이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즐거운 경험으로 승화시키던 유 기자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아직 대한민국 미디어에서 ‘디지털 퍼스트’는 갈 길이 먼 상황이고, 서울경제 ‘썸’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을 개척하는 상당한 앞 쪽에서 유 기자가 걸어가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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