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캐스트 등에 올라탄 언론

JTBC·파이낸셜뉴스 등 제휴
자사 뉴스 모바일 유통망 확보
피키, 저작권 문제 해결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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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등 포털 중심으로 뉴스를 유통하던 언론이 모바일 기반의 피키캐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피키캐스트와 콘텐츠 제휴 등 전략적 협업을 통해 뉴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최근 미디어 환경은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실시한 뉴스 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 열독률은 12년 전과 비교해 51%포인트 감소한 31%에 그쳤다. 가구 정기 구독률도 53%에서 20%로 23%포인트 줄었다. 닐슨코리아가 지난 6월 발표한 TV시청자 조사 결과에서 2002년 17.6%였던 실시간 TV시청률도 13년 새 9.3%포인트 하락해 2015년엔 8.3%를 기록했다. 또 닐슨코리아의 ‘3-Screen(TV·노트북·모바일) 이용자의 디바이스별 하루평균 이용시간 조사’ 자료를 보면 모바일이 3시간 39분으로 가장 길었고 뒤이어 TV가 2시간 51분, 컴퓨터는 42분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 바로 피키캐스트다.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제공업체인 피키캐스트의 하루평균 이용자 수는 150만 명. 인터넷 홈페이지·앱 등 자체 플랫폼이 약화된 언론사들이 피키캐스트와 협업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피키캐스트 플랫폼을 이용해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전략이다.


▲파이낸셜뉴스의 ‘fn 파스’ 콘텐츠(사진 위)와 JTBC ‘비정상회담툰’(사진 아래)이 피키캐스트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다.

피키캐스트 홍보 매니저는 “이미 여러 언론사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고 현재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곳도 다수”라며 “그동안 지적받아온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키캐스트와 콘텐츠 제휴를 맺은 JTBC 관계자는 “피키캐스트는 주로 10~20대의 젊은 층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의 이벤트·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하나의 유통채널”이라며 “현재 프로그램 캡처 이미지는 내보내지 않고 방송 소스를 활용해 만든 웹툰 등 모바일전용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곳은 파이낸셜뉴스다. 이달 초부터 피키캐스트 플랫폼 안에 ‘fn 파스’라는 개별 채널을 만들어 자체 제작한 카드뉴스형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재미 위주인 기존의 피키캐스트 콘텐츠와 달리 ‘파스’는 하우스푸어, 월세족, 비정규직 등 사회 문제와 고민을 담았다. 특히 ‘“저는 아빠입니다” 제 월급을 공개합니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에도 조회수 50만, 댓글·공유 1600여개 등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엄호동 파이낸셜 부국장은 “‘fn 파스’는 일종의 실험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모바일에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쉬운 설명과 그림 등 콘텐츠를 ‘말랑’하게 만든 반면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저널리즘의 역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뉴스 이용자의 언론사 자체 플랫폼 도달률이 0.2~1%대에 그치는 현 상황에서 언론사 브랜드의 상품가치는 사실상 사라졌다”며 “어떤 식으로든 뉴스 소비자와의 연결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언론 생존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피키캐스트 등 모바일 콘텐츠 큐레이션과의 제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피키캐스트와 협업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언론사들에겐 큰 고민이다. 언론사 관계자들은 콘텐츠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은 트래픽 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엄 부국장은 “아웃링크 서비스는 이미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굳이 이를 고집하진 않을 생각”이라며 “피키캐스트 이용자들의 강력한 충성도를 확인한 만큼 다른 방식의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다양한 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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