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필자의 언론사 입성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1999년 강원일보사에 입사했을때, 문화부 기자로 있던 전 선배는 문화파트에 있어서는 베테랑 기자였다. 기사야 교육을 받고 언론사 짬밥이 쌓이면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 스스로가 이미 문화예술인이었기 때문에 기사 또한 남달라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경력이 있는 기자들도 전혀 새로운 파트의 기사를 쓰려면 얼마간은 헛발질(?)하며 고전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나한테 딱 맞는 옷을 계속 입고 취재현장에 나서니 얼마나 편안하게 심층적인 기사가 쓰였겠는가. 신춘문예로 등단한 현역 소설가인 전 선배의 포스는 그래서 남달랐다. 적어도 스물여덟 먹은 수습기자였던 필자에게는 말이다. 그 후로 3년 동안 강원일보에서 함께 일을 했고 전 선배는 G1강원민방의 창사멤버로 합류하면서 신문에서 방송으로 영역을 완전히 바꿔 취재 일선에 나서게 됐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TV뉴스에서 ‘문화전문기자’라는 타이틀로 리포트 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가웠다. 꽤 높은 언론사 경력에도 문화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모습이 든든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전 선배는 G1강원민방 보도국을 책임지는 보도국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문화예술인들과 소통하며 문화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필자도 얼마전 강원일보 문화부장이 됐다. 얼마 전 한동안 연락도 못했는데 전 선배 아니, 이제는 전 보도국장님이 문자 한통을 보냈다. “고향 영전 감축^^ 조만간 저녁 모실게” 인연은 또 그렇게 이어지나 보다.
“선배님. 제가 한번 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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