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하게…언론사 홈페이지 진화

조선·한겨레·KBS 새단장
독자 친화적 콘텐츠 장착
모바일 플랫폼 연동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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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사 홈페이지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상단부터 조선일보, KBS NEWS, 한겨레 사이트 메인페이지.

최근 언론사 홈페이지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지 등 시각 자료를 강화해 이해하기 쉽고 깔끔한 홈페이지를 구축해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편으로는 홈페이지 개편이 효과를 보기 위해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에 도달하는 독자는 점점 줄어들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사를 읽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조선일보는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인 ‘조선닷컴’을 전면 개편했다. 조선일보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게 뉴스를 재배치하고,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바로 올릴 수 있는 ‘뉴스 큐레이션(Curation)’과 ‘픽펜(PicPen)’을 도입하며 뉴스 재가공, 소셜화, 독자참여에 중점을 뒀다. KBS도 지난 5일 뉴스 페이지를 이슈 중심의 서비스로 개편했다. KBS는 전통적인 뉴스 분류에서 벗어나 분야별 이슈를 중심으로 홈페이지를 재편하고, 기존의 리스트 형태에서 콘텐츠와 이미지를 강화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홈페이지를 구현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지디넷코리아가, 4월에는 한겨레가 홈페이지를 새단장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슈 기능 강화와 함께 이미지와 시각 자료 강화를 목표로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이와 함께 각종 통계뉴스와 인포그래픽을 강화하며 ‘기기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에 주력했다. 한겨레 역시 비주얼과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중점을 뒀다. 텍스트보다 이미지 위주로 편집했고 기사 페이지에서는 독자 취향에 따른 개별화 전략을 추구했다.


결국 깔끔하고 참여하기 좋으며, 읽기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구현해 독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한편 트래픽을 상승시키는 것이 언론사들의 개편 목적인 셈이다. 유강문 한겨레 디지털미디어 사업국장은 “독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발행한 뉴스의 전파력을 확장시키는 것이 개편의 핵심”이라며 “트래픽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4월17~18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2015 제16회 온라인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ISOJ)에서 더 버지(The Verge)의 헬렌 하블락 독자참여 에디터는 “홈페이지를 예쁘게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이미 옛날 모델”이라며 “지금 독자들은 자신에게 편리한 플랫폼으로 콘텐츠가 찾아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ISOJ에서도 젊은이를 위한 정치 뉴스 사이트 폴리시믹(PolicyMic)의 편집장 겸 공동 창업자인 제이크 호로비츠는 “젊은이들이 언론사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과 SNS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들은 언론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형식에 맞춰진 콘텐츠를 만들고, 버즈피드도 자신의 웹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 없이 트윗을 올리고 있다. 풀 미디어(Pull media·홈페이지나 뉴스 메인 페이지를 의미)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푸시 미디어(Push media·직접 독자를 찾아가는 미디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부국장은 “홈페이지 개편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이제 홈페이지는 나름의 상징적인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푸시 미디어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하고, 푸시 미디어에 맞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홈페이지 개편이 푸시 미디어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백진원 KBS 디지털뉴스부장은 “모바일 강화 흐름 속에서 그동안 맞춤형 콘텐츠를 제대로 제작하지 못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콘텐츠를 모바일 디자인에 맞춰 연동시키고 있다”며 “홈페이지도 세련되게 만들었지만 모바일에 최적화된 디자인도 함께 구축했다. 우리의 강점인 동영상을 활용해 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위근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도 “최근 사이트 개편 내용을 보면 모바일 친화적, 독자 친화적”이라며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영상이 중심이 돼 모바일에 맞게끔 개편하고 있다. 푸시 미디어 전략과 반대의 흐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독자 충성도가 높은 언론사들의 홈페이지 개편이 여전히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한 디지털 부문 기자는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유입되는 독자 비중이 아직도 꽤 있을 것”이라며 “충성스러운 독자를 잘 지키자는 차원에서 홈페이지 개편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강문 한겨레 국장도 “우리 같은 경우 북마크로 들어오는 비율이 꽤 높다”며 “북마크 비율이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 개편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순 한국경제 디지털전략팀 차장은 “언론사도 이용자의 니즈나 자기 매체의 정체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며 “뉴스 유통 플랫폼이 바뀌는 상황에서 홈페이지 개편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독자 증진의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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