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만난 이영희 중앙일보 기자

[기자가 말하는 기자]임병안 중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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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안 중도일보 기자

지은이 이영희. 중앙일보 이영희 기자의 또 다른 호칭이다. 대전역 서점에서 제목이 엉뚱해 집어든 게 ‘어쩌다 어른’이라는 책이었고, 책을 쓴 이가 이영희 기자였다. 


기자가 쓴 책이라면 더 마음이 가고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 꼭 사서 꼼꼼히 읽어보게 된다. 그렇게 사 모아 책꽂이를 차지한 지은이만 해도 고 리영희 선생을 포함해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CBS 박준일, 한겨레21 안수찬, 경향신문 이범준, 시사인 주진우 기자에 이른다.


‘어쩌다 어른’을 가볍게 넘기면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이 기자의 글에 적잖이 놀랐다. 기자는 어지러운 세상에 정답을 이야기해야 하고 단호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 속에 또 그러한 글들만 읽어온 상황에서 이 기자의 글은 단비 같았다. 


전화기를 앞에 두고 전화를 할까 고민하는 순간부터 전화를 끊고 식은땀을 닦아내는 일이나 다른 신문의 기사를 보며 열패감을 맛보다가도 자신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페이스를 되찾는 글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헤어진 남친과 소개팅 상대남에 대한 생각까지 가감 없이 써내려가는 것은 기자만이 누릴 수 있는 용기있는 솔직함으로 여겨졌다. 또 실패로 점철된 연애사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책 에필로그에 썼지만 흥미로웠다. 기자도 감정이 흔들리는 사람 아니겠는가. 


사실 이 기자가 책에서 인용한 만화나 일본 드라마 등이 내게는 생소했다. 읽어보거나 듣지 못했음에도 글을 공감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는데, 기자의 본성이 담긴 듯하다. 글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능력, 비록 이 기자와 한 번도 대면하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그의 매력이다. 


기자가 다양한 분야의 작가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 기자는 언론학이나 기자의 사명 같은 다소 딱딱한 주제가 아닌 다양한 독자를 만날 수 있는 분야에서 길을 개척한 것이라 믿는다.
정작, 책을 쓰는 것은 내게 이뤄야 할 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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