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김영만 사장 후보 추천 후폭풍

9기 우리사주조합 이사들 자체 탄핵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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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이사들이 이종락 사주조합장을 포함해 9기 사주조합 전체에 대한 탄핵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만씨를 차기 사장으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1대 주주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사주조합 이사들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9기 사주조합 전체를 탄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7월3일로 예정된 사주조합 총회에 맞춰 자신들의 탄핵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사주조합 이사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1대 주주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며 “표결에 들어가면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1대 주주가 갖고 있는 여러 이점이 있다. 이번에 그 이점을 행사하지 못한 책임을 9기 조합 전체가 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탄핵은 23일 진행된 사추위의 사장 면접심사가 발단이 됐다. 사주조합장을 포함해 사주조합 이사들은 사장 후보들에 대한 사추위 면접심사 전 사전 투표를 통해 이목희 전 서울신문 상무이사를 추천 후보로 결정했다.


이사들은 이종락 사주조합장에게 사추위에서 대주주가 미는 후보가 추천 후보와 다를 경우 회의를 중지하고, 필요할 경우 사장 후보 면접일과 최종 추천 표결일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사회권을 갖고 있는 사주조합장이 사장 선출 시기를 늦추며 의견을 조율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종락 사주조합장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23일 열린 사추위 면접심사에서 사주조합장을 제외한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 대표 3인은 김영만 위키트리 부회장을 사장으로 추천했다. 결국 회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사추위는 김영만 후보를 7월17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 신임 사장으로 추천키로 결정했다.


이종락 조합장은 23일 밤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후보자 면접과 점수 집계가 이뤄지고 바로 추천 후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추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대신 사주조합 이사진이 행한 투표 결과(이목희 후보 4표, 김영만 후보 3표)를 사추위 표결에 반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사장후보 추천서에 ‘주주대표 4인 중 3인이 추천’이라는 문구를 표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우리의 지분으로는 역부족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종락 조합장은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표결에 뛰어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합장은 “이철휘 사장이 사장 공모과정을 나가리 시켜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런 차원에서 23일 사추위 회의를 무산시키지 않았다. 회의 날짜만 늦추면 결국 사장님의 ‘나가리 전략’에 말려든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사들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2년 8개월간 회사를 이끌어갈 최고경영자를 데려오는 데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이 ‘현 사장의 전략에 말려들 수 없으니 정부 안을 그냥 따르자’인 것이냐”며 “조합장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왜 김영만 후보가 사장이 돼야 하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영만 후보도 서울신문을 잘 이끌 유능한 인물일 수 있지만, 조합장은 여기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장 선출 과정에 대해서도 “어차피 주주가 3명인 정부 측과 맞붙으면 3대 1로 질 수 밖에 없다. 조합이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해봤자 별도의 전략이 없으면 사장은 정부가 원하는 인사가 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이사들은 최소 이틀의 시간을 더 벌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장은 이사회 결정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도 24일 노보를 통해 “이철휘 사장 때문에 1대 주주 행사권을 포기했다는 이 조합장의 주장은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8기 사주조합을 탄핵시키고 나온 9기 조합장이라면 그 정도 ‘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청와대 낙하산을 막으려고 노력하거나, 불가피하다면 서울신문 안정을 위한 장치라도 마련하는 ‘진정성’은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사장이 조합장을 사주해 나가리 전략을 쓴 것에 대해서도 왜 사전에 공식적으로 조합 이사들에게 알리고 대응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노조는 김영만 후보에 대한 사원들의 불안감도 광범위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김영만 후보는 ‘사내정치 선봉장’ ‘구시대적 인물’로 지탄 받아온 사람”이라며 “출신지역과 근무 부서를 기준으로 ‘자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고서 인사로 ‘줄세우기’해 온 그의 이력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알려졌다. 서울신문의 ‘흑역사’가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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