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원과 공감하는 오마이뉴스 이희훈 기자

[기자가 말하는 기자]경향신문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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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윤중 기자

“당신은 기자 같지 않아서 참 좋다”는 말. 칭찬으로 듣기에 뭔가 걸려 개운치 않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였으며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사진기자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자답다’는 말도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시대다.


오랜 시간 꼬인 매듭이 쉽게 풀릴 리 없지만 이 막연했던 과제의 실마리를 후배 이희훈 기자(오마이뉴스)에게서 찾았다. 지난해 여름, 국방부 앞에서 열린 군 사망사고 피해자 가족의 회견이 끝나고 기자들 대부분이 떠난 회견장. 이 기자는 한 피해자 어머니의 사연을 고개를 연방 끄덕여가며 들었다. 한참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그는 감정에 북받쳐 오열하는 피해자의 어머니 어깨를 쓸어주고 토닥였다. 군에서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공감하며 위로하고 있었다. 


즈음해 청와대 인근 세월호 유가족의 농성장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는 그를 보았다. 유가족 사이에 앉아 넉살좋게 얘기하다가도 이들이 눈물지을 때마다 손을 지긋이 잡아주곤 했다. 그의 진심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었고 또 힘이 되고 있었다. 기자 경력이 그리 오래지 않은 이 친구의 ‘공감하는 능력’이 부러웠다. 


사진가 로버트 카파는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아서다”라고 했다. ‘다가간다’는 것은 물리적 거리보다 오히려 공감과 교감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의 아픔을 기록한(여전히 기록하고 있는) 그의 사진은 확실히 ‘충분히 다가간 사진’이다.


매체는 급증했고 현장은 복잡하고 분주하다. 몸싸움과 속보경쟁 속에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취재원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공감능력의 발휘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공감하려는 마음들이 모인다면 ‘기자답다’는 말의 왜곡을 바로 잡고 ‘기레기’라는 조롱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입사 이후 16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는 동안 여러 선배들을 멘토삼아 달려왔다. 이제 이희훈 기자 같은 후배들에게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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