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성완종 인터뷰 녹음파일 '무단 공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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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경향신문이 취재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 녹음파일을 15일 메인뉴스에서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과 유족들은 “사전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취재윤리와 저작권 등에 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JTBC가 16일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JTBC '뉴스룸'이 15일 2부 방송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JTBC 저녁 종합뉴스인 ‘뉴스룸’은 15일 2부 방송에서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음파일 30여분 분량을 육성으로 공개했다. 손석희 앵커는 보도에 앞서 “이 녹음 파일은 저희가 경향신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입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성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보도된 통화내용 외에 전체적인 맥락을 그대로 전해드림으로써 그 뜻이 무엇인가, 어떠한 내용을 함의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많은 분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이건 시민의 알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녹음파일 공개 덕분일까. 이날 JTBC ‘뉴스룸’ 2부 시청률은 4.29%로 전날 시청률(2.65%, 닐슨코리아 기준)보다 크게 뛰어오른 것은 물론, 올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물론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육성을 공개한데 대한 비판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SNS 상에선 “상업적 이용”, “절도 행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향은 이날 ‘뉴스룸’ 방송 직후 인터넷판에 <JTBC ‘성완종 녹음파일’ 유족 ‘중단 요청’에도 방송>이란 제목의 기사 형태로 공식 입장을 내어 “JTBC는 방송에 앞서 유족과 경향신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향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씨는 이날 저녁 JTBC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향은 “박래용 편집국장도 ‘뉴스룸’ 2부가 시작되기 전 JTBC 오병상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족들이 녹음파일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또 ‘경향신문 기자가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아무런 동의 없이 무단 방송하는 것은 타 언론사의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항의했지만 오 국장은 ‘지금 방송 중단은 어렵다’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4월16일자 12면 머리기사

경향에 따르면 JTBC가 입수한 녹음파일은 이날 경향신문이 검찰에 제출할 당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 씨가 검찰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온 뒤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은 “김씨는 ‘JTBC 측에 ‘경향신문 보도 후에 활용하라’며 녹음파일을 넘겨주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앞서 지난 14일 성 전 회장 유족과의 협의를 거친 뒤 15일 인터뷰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다만 고인의 육성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녹음 육성은 공개하지 않되 국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인터뷰 전문을 16일자 지면에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향은 15일 JTBC가 녹음파일을 공개하자 이날 밤 9시45분쯤 인터넷에 녹취록 전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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