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공갈'을 가려낸 민동기 기자

[기자가 말하는 기자]시사인 고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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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고재열 기자

기자가 기레기로 불리는 시대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이다. 이런 와중에 국회의원들이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을 제정하면서 슬쩍 기자를 포함시켰다. 많은 언론인들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이라 비난하지만 언론인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프랑스 비시정권 하에서 나치에 부역했던 언론인이 함께 처벌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언론은 스스로 반성할 줄을 모른다. 언론 보도의 폐해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언론을 비판하는 언론과 언론인을 비판하는 언론인이 소중하다. 언론이 언론을 비판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리고 정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공격을 당하기 쉽다. 언론자유를 주장하지만 우리 언론은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용납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반격하곤 한다.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시사IN에는 ‘공갈뉴스’라는 언론 비평 코너가 있다. 코너 이름을 지은 사람은 노종면 전 YTN 해직기자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파워프랜들리’한 기자들이 많아지고 권력과 자본에 아부하는 보도가 많아지자 이를 지적하고 기록해 두자는 취지에서 함께 만들었다. 노 기자가 언론노조에서 뉴스타파를 맡으면서 중간에 그만두게 되자 민동기 현 고발뉴스 보도국장이 뒤를 이어 코너를 맡았다. 민 국장은 미디어 전문기자답게 매의 눈으로 우리 언론을 감시했다. 


민 국장은 늘 밀도 있는 원고로 우리의 기대해 부응해 주었다. 그것은 결과가 증명한다. 지난 3년 남짓한 기간 동안 단 한 번의 반론 신청도 없었다. 아마 우리 언론이 스스로 꺼림칙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민 국장이 제대로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진실보도 여부만 기준으로 삼고 ‘공갈’을 가려냈다. 고발뉴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를 놓아주었지만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공갈을 가려내는 그의 채는 촘촘하고 강건했다. 


최근에 민 국장을 보았던 곳은 언론중재위 사무실이었다. 기사 관련 중재를 받기 위해 휴게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를 만났다. 그 역시 중재를 받기 위해 온 것이었다. 물론 그에게 중재를 요청한 곳은 언론사였다. 그에게 언론 비판의 소임을 맡긴 입장에서 그의 어깨에 짐을 하나 더 얹은 듯한 기분이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쪼록 고발뉴스에서도 그의 칼이 무뎌지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 우리 언론은 칼을 맞아야 할 곳이 많으니까.

<시사인 고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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