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배석규 6년만에 물러나고 조준희 등장

김백 상무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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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조 사장은 23일 공식 취임한다. 사내이사인 김백 상무는 유임됐으며 비상무이사에 이상영 한국 마사회 부회장, 김재윤 한림제약 회장, 사외이사에 문재철 전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정상봉 전 한전KDN신성장동력 본부장, 우제세 한국담배판매인회중앙회장이 선임됐다.

 

YTN은 19일 서울 마포구 YTN뉴스퀘어 1층 YTN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영업실적을 보고했다. 이날 주총은 발행주식 총수의 76.48%에 해당하는 주주들이 참석해 성사됐다. YTN은 2013년 33억 흑자에서 지난해 26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은 1063억6000만원이었고 남대문 사옥 처분으로 당기순이익은 108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협찬은 768억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고 임대료 수익은 21억을 냈다.

 

▲배석규 사장이 19일 서울 마포구 YTN뉴스퀘어 1층 YTN홀에서 주주총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배석규 사장은 “지난해 남대문 사옥을 매각하면서 거둔 매각 차익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었지만 12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며 “다만 ‘특별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비용과 사옥 이전과 관련 부대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이를 제외한 실질적인 적자 규모는 100억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회사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매출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하는 일”이라며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최소 120억원 이상의 투자계획으로 남산 서울타워 본관동 리모델링 작업을 본격화했다. 공사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연간 20억원 이상의 추가 임대수입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하며 CJ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타워 임대료도 내년부터 산정방식이 변경되면서 늘어날 것이다. 남대문 사옥 매각에 따른 임대 수입의 감소분을 상당 부분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암 사옥의 높은 공실률로 인한 임대 수입 감소와 신사옥 감가상각비 등 비용 증가로 경영 개선이 낙관적이지 않다. YTN측은 신규 방송장비 도입 등으로 인해 감가상각비가 45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5년에서 8년으로 기간을 늘려 매년 20억원의 영업수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 대표로 참석한 노동조합은 광고 영업과 관련한 관리감독 문제를 지적했다. 본사 외에 외부 광고 영업소에 광고 유치를 위탁하면서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기존에 있는 광고들이 신규광고처럼 위장되는 등 회사 자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임장혁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본사에서 직접 유치할 수 있는 광고를 굳이 광고 영업소로 돌리고 있는 사례가 만연하다”며 “신규 광고가 아닌 광고에 상당수 수수료가 지급되면서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광고 유치 격려금이 줄어들고 회사 돈이 엉뚱하게 흘러갔다. 명백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으로 관리감독을 어떻게 했는지 김백 상무에게 입장을 듣고 싶다. 사실이라면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는데 감사 결과나 처리 방안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백 상무는 “감사 의결 내용과는 별개로 이 자리에서 논의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에 대해 감사를 했고 TF팀을 만들어서 제도를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 지적한 대로 제도의 미비점과 불합리한 점이 있었고 충분히 인지해 조치가 이미 끝났다. 별도로 회사에 질문을 주면 추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YTN노조 임장혁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이 배석규 사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상암 신사옥의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4월 상암 YTN뉴스퀘어로 이사 온 후 비가 처음 왔을 당시 3층 아카이브팀 벽면에 물이 샜고, 스튜디오를 내려다볼 수 있는 5층 시청자센터 복도의 유리창이 외부 충격 없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나 파손됐다. 임장혁 위원장은 배석규 사장에게 “저절로 유리창이 깨지고 벽면에 물이 새면서 구성원으로서 불안감도 있지만 부실 공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희건설이 YTN시공사로 선정되는 단계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말했다. 노조는 3년 전 주주총회에서 서희건설이 YTN 시공사로 선정되는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배 사장은 “시공사 선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책임을 지겠다”면서 “두 차례 유찰을 거쳤고 최저가 입찰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건물을 지었을 때 하자 보수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며 “때문에 하자 보수 기간을 정하고 건설사가 비용을 다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건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규 사장은 20일 주총에 이어 이사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2009년 10월 취임해 6년 여간 YTN을 이끌어왔지만 2008년 발생한 해직 사태를 풀지 못하고 노사 갈등을 심화시켰으며 경영 악화와 불공정 인사 및 보도 논란이 계속되며 도마에 올랐다. 배 사장은 이날 임기를 마치며 “YTN이 방송을 시작하기 1년 전인 1994년 초에 YTN에 왔다. 방송 개국 준비 작업에 참여한 이래 꼭 21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며 “그동안 회사에 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려운 고비마다 현명하게 대처하며 지상파와 어깨를 견줄만한 메이저 언론사로 성장을 했다. 앞으로 회사 밖에서 YTN을 위해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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